2003년 3월 IT 분야의 B2B e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하고 첫 설명회를 가졌다. 당시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기업 관계자가 참석하는 등 비교적 호황을 이뤘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 허탈했다. 참석한 기업 중 어떤 곳에서도 행사 후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충격에 휩싸였다. 기업 담당자들을 만나 이유를 물었다.
기업 담당자들은 이에 대해 B2B가 뭐냐고 되물었다. B2B에 대해 들어보긴 했지만 눈으로 본 적이 없고 사용해본 적도 없어 두렵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에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전자상거래를 해볼 수 있는 10원 거래와 거래의 전 과정을 영상화해 고객이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가상체험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업 담당자들에게 노트북PC 화면을 일일이 보여주며 B2B를 소개했다. 또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소규모 설명회와 기업 담당자 설명회 등을 개최하며 정신없이 2년을 보냈다.
고객의 요구를 바탕으로 구축한 기업 간 B2B시스템은 혁신적인 성장으로 보답했다. 처음 1∼2개 기업과 전자상거래를 시도하다가 2개월 만에 100여개가 넘는 고객사로 거래처를 확대했다. 고객사들 반응도 좋아 기업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감사전화를 많이 해온다.
중소기업은 영업담당자와 재무회계담당자 그리고 결정권자로 구분된다. 그러나 대기업은 담당자부터 결정권자에게까지 가는 과정이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 소요된다. 모 그룹 계열사의 경우 담당자와 협의가 진행된 이후 실제 업무 진행까지 약 4개월이 걸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도 있다. 하지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순간의 희열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오늘도 ‘기업 간 전자상거래가 뭐지요?’라고 물어볼 고객을 대상으로 B2B가 기업의 비용·시간·인력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설명할 예정이다.
<빅빔 이상택 B2B사업팀장 lst5607@bigbe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