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X-1이 계속 개발됐다면 지금쯤 국산 DSLR을 볼 수 있었을 텐데요.”
지난 97년 첫 출시되고 2002년 생산 중단된 국산 최초의 SLR(Single Lens Reflex camera) ‘케녹스 GX-1’이 최근 카메라 사용자들 사이에 새삼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에 개설된 네이버의 ‘케녹스 GX-1’ 카페에는 6개월 만에 200명의 회원이 모이더니 최근에는 약 250여 명의 회원을 정리하고도 140여 명의 열성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또 이곳에선 한 달 평균 10여 건씩 ‘GX-1’ 중고품이 거래되는 등 적잖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카페 운영자인 김용훈 씨는 “한 달에 2∼3명씩은 GX-1을 구입하는 것 같다”며 “부품이나 악세서리를 구하기가 어려운데도 전국에서 열성적”이라고 말했다.
‘GX-1’이 카메라 사용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끄는 이유는 국내에서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SLR을 삼성이 개발하고도 지난 97년 이후 개발을 중단한 것이 못내 서운했기 때문이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려 한사람 두사람 사이버 카페로 모여들었다.
현 삼성테크윈의 전신인 삼성항공은 지난 79년부터 카메라 사업을 시작, 해외 기업들과의 제휴 및 자체 기술 혁신을 통해 카메라 중 최고급 기종이라 할 수 있는 SLR을 97년 개발해 냈지만 그 해 말 불어 닥친 외환위기로 구조조정의 한파를 피하지 못하고 국내 유일의 SLR 명맥이 결국 끊기게 됐다. 소비자들로서는 사업 중단만 하지 않았더라면 ‘GX-1’과 같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뛰어난 DSLR을 접할 수 있었다는 기대 섞인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김용훈 씨는 “GX-1이 국산 최초라서가 아니라 외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성능에 사용자를 고려한 세심한 배려까지 여러 면에서 돋보였지만 제 빛을 보지 못한 불운의 카메라”라며 “이 명맥이 유지됐더라면 외산 DSLR을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안타까움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이 같은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줄 제품이 나온다. 삼성테크윈이 8∼9월경을 목표로 소니의 DSC-828과 같은 준전문가급의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