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시장이 혼탁해진 데는 정부 규제의 칼이 무딘 점도 상당 부분 작용한다. 초고속인터넷을 기간통신 역무로 편입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며, SO들은 2년간 편입을 유예받았다. 이용약관을 신고만 하면 되니 가격을 내리거나 올리는 데 대해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통신위원회의 제재는 총 35건이며, 총 과징금액은 35억원이다. 이 중 16건은 기간통신사업자인 KT와 하나로텔레콤, 두루넷 등을 대상으로 34억원이 부과됐다. 반면 19건을 위반한 SO들은 총 1억원만 냈다.
경품에 대한 규제권도 미약하다. 공정거래법상 공급가액의 10%가 상한인만큼 월 이용료 3만원에 3년 약정을 기준으로 하면 통틀어 10만원대 이하의 경품만 제공해야 한다. 요즘 경품으로 인기 있는 LCD모니터 판매가는 40만원에 달한다. 경품은 또 통신위가 아닌 공정위가 규제를 담당하는데 공정위의 손길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니 사업자들은 틈새를 교묘히 빠져나간다.
통신위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은 그동안 기간통신 역무가 아니고 시장지배적 사업자도 선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신고 이용약관만을 놓고 소극적으로 대처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역무가 바뀐 데다 이동전화 못지않게 중요한 국민의 생활 인프라인만큼 앞으로 좀더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