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의 방송생활을 사이버대학에서 꽃피운다.’
전 한국방송공사(KBS) 부사장이자 KBS 9시 뉴스 앵커였던 최동호씨가 세종사이버대학교(http://www.cybersejong.ac.kr) 총장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64년 동아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언론계 생활을 한 그는 동아방송(1980년 KBS에 흡수됨)을 거쳐 97년 9월 KBS 부사장을 끝으로 방송 현장에서 떠났다.
30여년을 언론 현장에서 보낸 그는 대학에도 몸을 담았다. 96년부터 4년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98년에는 주돈식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함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창설을 주도했다.
세종대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디지털디자인대학원장을 지낸 그는 “세종대 신방과 첫 수업 때 학생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 분반하기도 했다”며 은근히 인기 있는 교수였음을 내비쳤다.
올해 60대 후반인 그는 사실 디지털과 다소 거리가 있는 세대다. 그가 컴퓨터 자판을 ‘독수리 타법’으로 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 그이기에 사이버대학 총장 자리를 처음 제의받았을 때 고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회에 대한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라”는 부인의 결정적 충고(?)를 받아들여 결국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사이버대학에 걸기로 했다.
국내 최초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사이버 대학 인증을 받은 세종사이버대학교는 지난 2001년 처음 신입생을 맞았다. 현재 컴퓨터인터넷 전공 등 4개 전공 분야와 e비즈니스학과 등 7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 최고 e대학교로 부상한다는 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
최 총장은 학교의 이러한 장기 비전을 앞당기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을 예정인데 “대학 총장도 CEO며, 자금 유치와 과감한 시설 투자 등을 통해 세종사이버대학을 내로라 하는 명문 e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CEO 총장으로서 고객인 학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 총장은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우선은 교수들을 닦달(?)할 생각이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의 특성을 살려 시간을 가리지 말고 학생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해 주라고 교수들을 독려할 계획이다. 또 수억 원을 들여 연내 콜센터도 개설할 복안이다.
“지금과 같은 지식, 정보화 사회에선 어떤 학교를 나왔느냐가 더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떤 정보와 지식을 얼마나 가졌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사이버교육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한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도 세계적 유명 인사가 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마이클 델 델컴퓨터 회장을 예로 들었다. 앞으로 최 총장은 상공부 장관과 WTO 사무총장을 지낸 김철수 전임 총장의 잔여 임기(2년)를 채우게 된다.
“재단이 나에게 사이버대학을 맡긴 이유는 30여년의 방송 경험 노하우를 온라인 강의에도 적용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세종(世宗)이라는 한자어 의미대로 세종사이버대학교를 월드 베스트(World Best)로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역설했다.
기자, KBS 부사장, 대학 교수 그리고 사이버대학 총장까지. 이만하면 세상에서 할 만한 건 다 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다음 행보가 궁금해졌다. 혹시 정치는 아닐까. 슬쩍 정치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어보았다. “정치요? 에이, 전혀 생각 없습니다.” 정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이미 3번이나 정치 입문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최 총장은 “YS에게서 1번, DJ에게서 2번 권유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거절했습니다. 앞으로도 정치에는 뜻이 없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어디선가 전화가 걸려왔다. “아, 저보고 iTV 살리는 주비위원장을 맡아 달라고요. 예, 그런데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곤란합니다.” iTV 관계자 측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방송 현장에서 떠난 지 8년이나 됐지만 그는 여전히 방송계에서 한가닥 하는 사람으로 통하고 있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