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정보통신부의 올해 업무계획 보고가 청와대에서 있었다. 이 자리에서 지식정보화의 전면화, IT산업 경쟁력 강화, 통신전파방송 서비스 고도화, 글로벌 IT협력 강화, 우정서비스 혁신 등 5대 정책목표와 이에 따른 14개 이행과제가 올해 주요 추진 목표로 보고됐다.
SW산업 진흥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5개 정책목표 중에서 ‘IT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에 가장 관심이 쏠린다. IT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부 추진 내용의 핵심이 바로 ‘SW산업 경쟁력 강화’이기 때문이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정통부는 금년을 SW, SI, 온라인게임, 모바일콘텐츠, 지식정보서비스 등 소프트산업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이들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고리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개 SW·임베디드 SW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2010년까지 국산화율을 40%로 높이기로 했다. 또 SI산업 부문에서는 IT839전략의 각 분야가 SW로 완성되면서 각 사업 자체가 훌륭한 지식기반 서비스사업으로 자리잡으면 기존의 전자정부 사업과 더불어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아키텍트급 고급 인재를 양성해 세계 100대 SW기업을 5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앞서 정통부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2000여명의 SW 개발자들 앞에서 올해를 ‘SW산업 도약 원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IT산업 일등국인 우리의 역량이 SW를 통해 고도화되고 지속돼야만 한다는 점을 민·관이 공동으로 깨닫고 이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통신 인프라를 가지고 반도체, 휴대폰, TFT LCD 등 각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는 지금이 SW산업 발전을 통한 ‘IT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꾀할 최적의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앞서가는 IT제조분야에서 이미 후발국의 추월 노력이 거세고, IT산업 선진국과 선도기업들은 SW와 서비스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개편을 통해 우리와 차이를 벌리려 하고 있다.
부가가치 측면에서 세계 최고 SW회사의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0% 선을 훨씬 넘어 반도체, 휴대폰, PC 등 IT 제조업의 이익률을 몇 배나 상회하고 있다. 미국 전체로 보아도 GDP에서 SW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0.9%에 불과하다.
고용 측면에서도 매출 1000억원당 620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SW산업은 우리 경제가 가진 고용 없는 성장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SW산업이 IT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원천기술의 제공이다. SW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의 중요성은 제조업 위주로 성장해 온 우리 IT산업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공개 SW와 임베디드 SW 그리고 SoC(System on a Chip)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는 우리가 현재 정상을 달리고 있는 각종 정보단말기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부가가치를 높여줌으로써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의 지위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인 과제일 것이다. 이미 국내 굴지의 정보가전 회사의 연구인력 중 SW인력이 70%를 넘어섰고, DTV 관련 기술의 50% 이상이 SW기술이다. 이 회사가 발표한 ‘SW 역량 확보를 통해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강화해 글로벌 톱3 안에 진입한다’는 경영목표는 우리의 IT산업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SW를 통한 IT산업 경쟁력 강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실질적인 산업 육성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IT839전략을 수립하기 이전 정부는 정보화촉진기본법에 근거를 둔 수요자 중심의 IT정책을 펴왔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자랑하는 정보화 일등국이긴 하지만, IT산업의 사업자들을 육성하고 원천기술을 갖게 하는 정책은 그에 비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3만 중소기업 ERP정책’의 경우 수요 창출에는 일정부분 성공했지만 공급자들도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관련부처나 기관 간의 공조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또 해킹, 정보보호 등 정보화의 역작용과 소외 계층에 대한 정책보완에 대해서도 이의 기술적인 해결을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산업육성과 선진문화 구축의 계기로 보는 시각이 바람직해 보인다.
모처럼 SW의 경제적, 산업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 기회를 살려서 SW산업이 IT산업의 기반 인프라로서 IT839전략의 완성과 IT산업 경쟁력 강화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등 각 주체가 SW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hjko@softwa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