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NHN 양주일 플래시게임팀 과장

가히 플래시게임 열풍이라 할만하다. NHN의 게임 포털 사이트 한게임은 최근들어 플래시게임만으로 하루 페이지뷰가 200만건 이상을 기록한다. 심지어는 한 지상파 방송의 연예 프로그램에까지 플래시로 만든 퀴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인 플래시게임 열풍을 불러온 주인공 양주일 한게임 플래시게임팀장(30)을 만나봤다.

“하루에 10만명이 한게임의 플래시게임을 즐깁니다. 총 55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페이지뷰가 200만건 이상이니까 한사람이 10판 이상 게임을 한거죠.”

한게임의 양주일 플래시게임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플래시게임 열풍의 일등공신이다. 실제 그의 팀은 이를 인정받아 지난해 사내에서 우수팀으로 선정됐었고 플래시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한 회사측은 팀 인원을 더욱 확충토록 해주었다.

플래시게임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노렸습니다. 젊은 이용자와 여성 등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캐주얼한 미니게임이 되겠다고 본겁니다.”

양 팀장은 당시 플래시게임은 주로 이벤트용으로 개발됐었지만 대규모로 서비스하는 포털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그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고 간단하지만 중독성이 있는 플래시게임에 빠져드는 게이머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MBC로부터 의뢰를 받아 ‘브레인서바이벌’이라는 코너에까지 게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 학교에서도 플래시 공부만

한게임의 플래시게임 성공은 단순히 운 좋게 틈새시장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양 팀장의 플래시에 대한 깊은 애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학교에서 전공하고는 상관없는 공부만 했어요. 플래시로 비주얼한 에이전트(컴퓨터 상의 도우미)를 구현해 보고 싶었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양 팀장은 플래시를 접하자마자 이내 빠져들었다. 그는 연세대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자연어처리로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는데 학교 연구실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플래시만 만진다고 꾸중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소위 가방 끈이 긴 그가 마음에 드는 번듯한 직장을 고를 수 있었으나 게임을 업으로 택한 것도 단지 NHN에 근무하던 대학선배의 ‘NHN이 플래시게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만 듣고 좋아하는 플래시를 계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 책을 낼 당시 컴퓨터 출판 붐이 일때였는데 당시 깊이 있는 책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배우면 어떨까 하는 심정으로 책을 썼습니다.”

양 팀장이 얼마나 플래시에 심취했는지는 그의 저술활동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대학 4학년이던 97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권 꼴로 무려 8권의 플래시 관련 서적을 내놓았다. 그의 책은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다. 보통 컴퓨터 서적이 1000권 판매되면 손익분기를 넘는데 각 권이 5000~1만권씩 판매됐다고 한다.

그는 보통 책 하나에 6개월이 걸렸는데 입사 후 처음으로 내놓은 ‘액션스크립트 2.0-플래시 MX2004’는 1년이나 걸렸다며 아마 그 책이 마지막이 될 듯 싶다고 한다.

# 한번 손데면 끝장 봐야

양 팀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범생이다. 깨끗한 외모에 차분한 말투는 학교하고 도서관밖에 모르는 딱 ‘범생(?)’의 이미지다. 실제로도 초등학교 3학년때 오락실에 갔다가 어머니 한테 혼난 이후로는 플래시를 접할 때까지 게임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양 팀장은 겉보기와는 달리 집요한 면이 있다. 또 이는 플래시게임 성공신화의 한 요인이기도 하다.

“한번 필이 꽂히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입니다.”

그는 지난 2000년 에야 처음으로 카메라를 접하게 됐다. 당시 디지털카메라로 시작했지만 불과 몇년만에 필름 카메라만 쓰는 전문가가 됐다. 사내에서는 ‘사진작가’로 통하게 됐고 사내 동호회 회장도 맡았다. 한세트에 500만 원을 호가하는 ‘라이카 MP’를 비롯해 소장한 카메라만 10대. 지난해 10월 결혼에 앞서 모두 저질렀다고.

그런 그지만 팀원들에게는 자상한 형과 같은 존재다. ‘다들 잘먹고 잘 살자’는 게 그의 모토다. 수시로 면담을 통해 고민도 들어주고 개개인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꽃필 수 있도록 해준다.

# 해외로도 눈돌려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플래시 개발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제는 해외로도 눈을 돌려야죠.”

양 팀장은 이제 한게임을 세계적으로 플래시가 가장 많은 사이트로 알리고 싶단다. 실제 이를 위해 플래시 게임을 글로벌 체제에 적합하도록 게임의 주요 부분과 언어 부분을 따로 개발해 국가별로 손쉽게 게임을 배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단다.

그는 지난해까지 커뮤니티 ‘피플(Feople, 플래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을 운영했었다. 특히 블러그를 통해 외국인 친구도 30여명 사귀었는데 그중 하나가 그의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의 국경을 뛰어넘는 커뮤니티 활동은 한게임의 글로벌 전략에 큰 자산이 될 듯하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