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단독서버는 리눅스로 구축한다’는 내용을 입찰제안서(RFP)에 공식 언급하기로 한 것은 정부의 공개SW 기반의 국내 SW산업 육성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대 ‘사건’이다.
지난 시범사업이 특정 운용체계(OS)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리눅스 진영에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리눅스 도입 명문화’ 결정은 이보다 한 발 나아간 정부의 정책 의지를 분명히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행정자치부 등 주요 정부부처가 내년부터 적용하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 기반으로 운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교육부의 결정이 국내 SW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메가톤급 이라는 게 SW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리눅스 기술 검증 끝났다=교육부의 이번 선택은 무엇보다 리눅스의 1차 기술 검증이 끝났다는 객관적인 조건이 확보됐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초 새로운 NEIS 도입 결정 이후 근 1년간 리눅스 적용 타당성을 둘러싼 여러 이해 집단 간 논란은 끊이지 않았고, 이런 조건에서 정부의 정책 결정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리눅스 도입을 명문화하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지난 1년간 기술자료를 모으고 유사 환경을 구축해 성능을 평가하는 등 적용가능성 검토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박경재 교육부 국제교육정보화국장은 “우선 단독서버에만 리눅스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그룹서버에서 순차적으로 공개SW 도입을 늘려가겠다”고 말해 리눅스에 대한 기술 검증이 어느 정도 확인됐음을 시사했다.
◇전국 단위 책임 있는 기술지원체제가 관건=국내 서버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유닉스에 리눅스가 당당히 어깨를 겨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국 단위의 안정적인 기술지원체제 마련이다.
유닉스 체계에서는 서버 공급사가 칩과 OS를 모두 책임지고 있어 지금과 같은 걱정은 없다. 그러나 리눅스가 확산된다는 것은 서버 사업자와 OS 사업자가 분리됨을 의미한다. 즉 인프라 운용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유관 기업의 절대적인 협력과 역할분담이 전제돼 있지 않고는 책임분쟁만 일어나기 십상이다. 교육부 측도 이런 점을 감안해 산하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물론이고 정통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 관련 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보안이나 전국 단위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관리 체제 확보에 더욱 신중을 기할 계획이다.
◇국산 SW 기회인가, 또 다른 위기인가=이번 교육부의 결정이 국산 SW산업 육성으로 이어진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다. 국산 리눅스나 국산 서버, SW 기업들이 전국 단위 시스템에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선 기술력과 영업력 두 분야에서 외산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지난 시범사업을 주관한 삼성SDS가 ‘선 서버와 레드햇 리눅스’라는 조합을 통해 단독서버를 구성했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삼성전자의 서버나 한컴리눅스·와우리눅스 등 국산 OS진영이 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는 것은 이처럼 SI업체들과의 ‘관계’에서 1차로 판가름나는 게 현실이다.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은 “그동안 리눅스가 소형시스템 내지는 기존 시스템의 보완재 역할을 하다가 본격적인 주력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문턱에 들어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이사는 “본사업에서는 국내 업체들도 충분히 기술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준비해 왔기 때문에 외산 솔루션과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류경동·기자@전자신문, shinhs·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