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사무실 `노트북` 데스크톱 자리 밀어낸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노트북PC 시장 수요

KTF는 영업직은 물론이고 내근직까지 1600여명 직원 대부분이 업무용으로 노트북PC를 사용하고 있다. 2002년 말 전략적으로 데스크톱PC를 노트북PC로 교체하기 시작해 올해 보급률이 95%에 이른다. KTF는 내년경에는 전 직원에게 노트북PC를 지급해 업무 환경을 모바일 컴퓨팅 환경으로 바꿀 계획이다.

 KT·팬택앤큐리텔 등 통신업체, 산업은행·농협 등 금융권, 현대중공업 등 IT뿐 아니라 전 업종에 걸쳐 노트북PC 보급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아예 1만여명의 모든 컨설턴트에게 노트북PC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사무실 책상에서 적지 않은 공간을 차지하던 ‘앉은뱅이’ 데스크톱PC가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를 ‘팔방미인’ 노트북PC가 대신하고 있는 것. 아예 ‘모빌리티(이동성)’를 강조하면서 노트북PC를 지급하고 책상까지 치우는 기업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덩달아 노트북PC 수요는 PC 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중이다. 아직은 노트북PC 보급률이 낮지만 조만간 국내에서도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의 입지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무 환경 ‘모빌리티’로 이동=업무 환경이 노트북PC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외근이 잦은 영업사원뿐 아니라 사무실에 상주하는 직원도 이제는 노트북PC가 필수인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그만큼 노트북PC를 이용하면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질 뿐더러 네트워크 인프라도 모바일 환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정근 KTF 팀장은 “노트북PC 보급으로 이동중에도 사내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고객 문의에 응대하고 실시간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내근 직원도 이동성이 높아져 회의실을 벗어나 상시적인 업무체제가 가능해 불필요한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트북PC 시장 ‘성장세’=노트북PC 보급이 크게 늘어난 데는 역시 보급형 제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불어닥친 노트북PC 시장의 ‘저가 열풍’으로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 여기에 데스크톱PC 교체 수요와 맞물리면서 노트북PC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난 점도 한몫 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국내 노트북PC 시장은 지난 1분기 23만9031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8만대보다 5만대 가량 증가한 수치다. 노트북PC 수요는 지난해 1분기 18만7035대, 2분기 13만8002대, 3분기 14만2112대, 4분기 14만8987대로 분기 판매량 15만대에 육박해 왔다.

 올 1분기에는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어선 23만9031대를 기록했다. 반면 데스크톱PC는 이미 성장세가 꺾여 지난 2002년 이후 큰 변화없이 분기별 60만대 수준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김진군 한국델 사장은 “가격뿐 아니라 노트북PC의 강점인 모빌리티 기능이 점차 주목을 받으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망=노트북PC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데스크톱PC와 비교하면 노트북PC 비중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IDC에 따르면 국내 전체 PC 시장에서 노트북PC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에 처음으로 20% 선을 넘어섰다. 일본은 49.5%로 데스크톱PC를 곧 추월한 전망이며, 미국은 지난 5월 노트북PC 판매 비중이 53.3%를 기록해 처음으로 데스크톱PC 비중을 넘어섰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노트북PC 수요가 탄력을 받으면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국내에서도 모바일 업무 환경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모빌리티 노트북PC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보급률이 다소 낮은 것은 반대로 그만큼 잠재성이 있는 시장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