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1라운드 개인전 다승 부문에 무려 6명의 선수가 동률 1위를 차지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KTF매직엔스의 강민(6승 1패), 이고시스POS의 박지호(6승 2패)와 박성준(6승 5패), 삼성전자칸의 송병구(6승 5패), 한빛스타스의 김준영(6승 6패), 플러스의 오영종(6승 7패)이 그들이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다승왕이라는 타이틀은 패한 전적은 불문하고 오직 승수로만 순위를 정한다. 따라서 6명이 아니라 10명이 된다 하더라도 같은 승수를 가진 선수들에게 동률 1위를 부여하는 건 올바른 처사다. 야구에서도 다승왕을 선발할 때에는 오직 승수만을 놓고 순위를 매기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프로리그와 야구의 경우와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야구는 최소 경기수 제한을 둔 가운데 승률왕을 따로 선발한다. 또 투수 한명이 소화할 수 있는 경기수의 한계치를 따져보면 모든 투수에게 고른 등판 기회를 주게 된다. 하지만 프로리그는 좀 다르다.
스타급 선수가 즐비한 명문 팀에 속한 선수는 많은 출장기회를 가질 수가 없는 반면 선수층이 얇은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는 출장기회가 많아 공평한 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
보다 합리적인 개인전 타이틀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승률 부문을 따로 만들든가, 아니면 ‘다승왕’이 아니라 최우수선수 선발제도로 제도를 변경하여 다승 우선, 동률시 승률에 따라 순위를 정하는 식으로라도 제도를 정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팀플레이 다승 부문에도 종족별 형평성을 고려한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이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칸의 이창훈이 11승 7패를 기록, 4명의 10승 기록자를 제치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10위권에 든 선수들을 살펴보면 무려 7명의 선수가 저그, 혹은 저그 중심의 랜덤형 선수였다는 점에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팀플레이는 초반의 협동 러시, 혹은 요충지 점령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초반 기동성이 좋은 저그가 필수 종족이다. 종족별로 고르게 활약할 수 있는 맵연구가 필요하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프로야구나 FIFA도 매년 새롭게 규정을 손보는 작업을 한다. 보다 공정하고 보다 재미있는 방법과 규칙을 정하기 위해, 비록 지금 완벽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다시금 돌이켜보고 따져보고 손질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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