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온라인 무료화 신중해야

권상희

 최근 한 유명 게임업체가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에 대해 무료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기존 월정액제를 폐지하는 대신 아이템이나 아바타 등 소모성 상품을 구입하게 하는 부분 유료화를 병행한 조치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은 고스톱, 포커 등에서 시작돼 캐주얼 게임으로 확산돼 왔으며 현재 대다수 온라인게임에서 보편적으로 채택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간과한 게 하나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의 부분 유료화 모델은 무분별한 몰입과 소비를 조장한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금기시돼 왔다는 사실이다.

 아이템 판매를 통한 수익모델은 후발업체가 포화상태에 이른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지만 ‘아이템=현금’이란 등식을 성립시켜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이용자 간 아이템 현금거래가 횡행하면서 게임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한 시점에서 선발 업체의 부분 유료화 조치는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템 현금거래가 아이템의 가격 및 거래규모가 사회적 통념을 넘는 수준에서 이루어지면서 사회적인 부작용을 빚고, 청소년들이 아이템 획득에 집착함으로써 게임에 중독되고 사기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대다수 게임사가 아이템에 대한 사용자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데도 이처럼 부분 유료화를 통해 아이템 판매를 하는 것은 사용자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부분 유료화를 실시할 경우 적정 구매한도 설정, 무분별한 소비를 조장하는 아이템 판매금지, 구매한 아이템의 타인 양도 방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처럼 현실 공간의 사람과 물건에 대응하는 아바타와 캐릭터, 아이템에 대한 새로운 법체계가 확실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템 유료화는 논란만 증폭시킬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의 사치품 판매와 아이템 판매는 별 다른 차이가 없다. 아이템 유료화에 대한 지나친 규제 역시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템 판매 가격이 사회 통념상 인정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데다 사회적 범죄의 온상이 되는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서는 게임회사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디지털문화부·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