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게임 폭력성 찬반팽팽

학부모정보감시단(이하 감시단)이 ‘스페셜포스’ 등 FPS게임의 폭력성을 문제 삼아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촉구 등 초강수를 들고 나옴에 따라 FPS게임의 폭력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6월 김일병 총기난사사건 당시 김일병이 온라인 FPS게임을 즐겨했다는 언론 보도로 FPS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껏 고조된 이후 2개월 만에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는 셈이다.

그러나 FPS게임의 폭력성을 두고는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이다.

감시단은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FPS게임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해야 하는 첫번째 이유로 폭력성과 모방범죄 가능성을 꼽았다.

특히 FPS게임의 경우 가상의 전투를 실제와 가깝게 재현하려는 경향이 강해 사실적 묘사에 의한 폭력성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매우 사실적인 총기류의 등장하는가 하면 총알 튀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거의 실제와 같고, 선혈이 낭자하다고 보고했다.

여기에 ‘총이나 칼로 서슴없이 사람을 죽이는’ 설정 자체가 모방범죄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FPS게임의 대표작으로 지목된 ‘스페셜포스’의 경우 설문에 응한 청소년들이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등 매우 잔인하고 폭력적’이라고 대답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이 느끼는 FPS게임의 폭력성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수위다.

원래 FPS게임이 전쟁이나 소규모 총격전을 소재로 한 것이고, 게이머들이 이미 이같은 설정을 인지한 상태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라 무분별한 PK(플레이어 킬링)과는 구분된다는 것이다.

실제 이같은 주장은 영등위 심의에서도 어느정도 반영되고 있다. FPS게임의 경우 총기류나 선혈 등 다소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해도 15세이용가 등급이 허용되는 반면 다른 게임의 경우 대부분 18세이용가 등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시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영등위가 FPS게임의 등급을 다시 재조정한다면 FPS게임의 특수성에 따른 폭력묘사 허용범위가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FPS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대 재생산돼 다른 게임과 비슷한 잣대가 적용되기 시작한다면 청소년용 FPS게임은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학부모감시단이 FPS게임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한 것을 계기로 게임이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제도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지난해 국무조정실에서 게임관련 등급분류를 영상물등급위원회로 일원화할 것을 권고한 이후 사실상 게임관련 심의를 올스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관련 심의 일원화를 담은 게임산업진흥법이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정통윤은 아예 게임심의에서 발을 빼는 양상이다.

실제 감시단측은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정통윤에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것과 별도로 영등위에도 등급상향을 촉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감시단 관계자는 “FPS게임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해야 하지만 지난해 이중심의 논란 이후 정통윤이 게임심의에 상당히 정치적 부담을 갖고 있어 성사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하지만 게임산업진흥법이 제정되기전까지 아무리 청소년에 유해한 게임이라도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받을 수 없다면 법과 제도의 허점을 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영등위 게임관련 심의를 당분간 일원화한다면 게임산업진흥법이 제정되기전까지 일시적으로 영등위가 청소년유해매체물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