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인터넷 2.0을 준비하자

[미래포럼]인터넷 2.0을 준비하자

 인터넷이라는 인류의 새로운 도구가 등장하면서 세계 정치·사회·경제의 체제가 변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물결은 사회의 관습과 사고, 생활 패턴에까지 중대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인터넷 등장으로 인해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세계적인 대변혁이 전개되는 또 다른 혁명 초기에 놓여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세계적 사건이 블로그를 통해서 빠르게 더 생생히 알려지고 있으며 여론 형성과 정책 수립이 5년 전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기존 기업을 압도해 나가는 모습도 매일 접하고 있다. 30∼40년 뒤에 이 시대를 돌아보면 우리가 얼마나 놀랍고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변화의 중심에 과연 우리 대한민국이 위치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살펴보고 싶다.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 사업은 문화적 특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나름대로 독창적인 성공 모델을 선보였다. 또 이전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 볼 수 없던 놀랄 만한 성과가 연일 신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서비스 경쟁력이 과연 문화적 특징이 다른 나라에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 누리고 있는 이런 우월적 지위가 과연 5년 후에도 지켜질 수 있는지는 지금 인터넷 기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에게는 깊게 생각해볼 과제일 것이다.

 1000만 인구가 이리저리 가벼운 사진이나 올리고 의무적으로 방문인사나 남기고, 수십만명이 달려들어 몇 시간씩 또는 며칠씩 게임하고, 수십만명이 연예인 정보나 뒤지며 편 가르고 싸우는 모습 등이 과연 전부인지 의문이 든다. 아울러 집 안팎에서 고스톱으로 시간을 보내며, 쓰레기 같은 댓글로 시비를 걸고, 음란물이나 불법 복제물을 아무 제한 없이 마구 공유하는 것이 인터넷 강국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1∼2년 전부터 미국 인터넷 화두는 인터넷 2.0이라는 키워드였다. 현재 기반이 되는 모든 기술이 1.0 버전이라면 앞으로 등장할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과 서비스 자체는 이제 2.0이라는 개념으로 논의된다. 새로운 인터넷 기술과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가 대기업과 혁신적인 소기업을 중심으로 엄청난 열기로 논의되고 있다.

 콘텐츠의 내용도 다르다. IT 기업의 리더들과 투자, 마케팅, 언론의 리더들은 각자의 블로그로 자기들끼리 또는 일반 사용자와 한 단계 높은 대화를 하고 있다. 내가 애용하는 앤서닷컴(http://www.answers.com)에는 놀라운 수준의 지식이 쌓여서 제공되고 있다. MIT, 하버드 같은 각 대학이나 연구기관에는 인터넷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학제적 연구가 심도 있게 진행되고, 그 변화의 의미가 학술 연구뿐만 아니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 또는 기업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가 과연 인터넷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사회, 인간관계의 변화, 경쟁력의 주요소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젊은 세대들이 내는 소액의 돈으로 큰 부를 이룬 기업들이 과연 창출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가벼운 상식, 유머와 함께 균형 있는 고급 지식이 어떻게 하면 인터넷 안에서 흐를 수 있는지 연구해야 한다.

 이제 제대로 된 컴퓨터 교육을 받은 엔지니어들이, 남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의미 없게 쓰고 중독되게 할 것인지는 그만 생각했으면 한다. 국민이 빈 시간에 책보다는 TV나 보고 게임이나 하게 만드는 걸 자랑하는 정책은 이제 충분하다고 본다.

 좋은 글과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이 더 존경받고, 엔지니어들이 차세대 기술의 표준에 도전하고, 기반 기술의 혁신에 미래를 거는 기업에 돈이 투자돼 앞으로 큰 물결로 등장할 인터넷 2.0의 시대에도 대한민국에서 몇 개의 대표 기업이 세상을 끌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상기 오피니티 아시아 퍼시픽 대표 steve@opini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