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인력양성 이대론 안된다](3)대접 못 받는 SW개발자

“지방 프로젝트가 있으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년 이상 그 지역 아파트나 여관에서 합숙을 합니다. 눈 뜨면 개발하러 가고, 밤늦게 돌아오면 아침에 나갈 때 펴놓은 이불 속에다 피곤한 몸을 그대로 밀어넣습니다. 이렇게 수개월이 지나면 정말 사람 사는 게 아니죠.”

 지금은 패키지 SW기업에 종사하는 한 SW 개발자는 SI업체에서 근무했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렇다고 SI업체가 아닌 순수 SW개발업체의 근무 여건이 더 나은 것은 아니다.

 국내 중견 패키지SW업체의 개발팀장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다 보니 6개월에 한 번씩 신제품을 내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철야에 퇴근 늦는 것은 일상”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이에 따른 충분한 보상만 주어진다면 견딜 만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출혈경쟁을 하는 업체들에 개발자들에 대한 후덕한 처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는 매년 SW기술자 등급별 노임단가를 조사, 수준별 평균치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조차 현실에선 먹히지 않는다.

 한 SW개발자는 “이 노임단가가 높게 책정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실제 제안서 작성시 인건비 산정에 기준으로 적용되는 사례도 드물다”고 밝혔다.

 노임단가 외에 실제 SW관련 종사자들이 받는 임금은 전체 직종에서 하위에 랭크된다. 리쿠르팅 전문 업체 잡코리아가 3만건에 달하는 2004년 말 연봉 자료를 분석, 47개 직군으로 분류한 결과 SW개발자들의 연봉은 대부분 타업종에 비해 낮았다.

 3년차 기준으로 웹마스터의 평균 연봉은 2018만원, 서버 네트워크관리자 2057만원, 웹 프로그래머 2077만원, 게임 프로그래머 2160만원, 응용 프로그래머 2253만원으로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47개 직종 가운데 연봉 순으로 모두 35위권 밖에 있다.

또 한·미·일 3국의 임금자료를 토대로 한 조사에서 공통직종인 중급수준의 SW개발자에 대한 3국간 임금을 비교하면 2003년 원화 환산 기준으로 한국의 중급개발자 임금은 203만원, 미국은 653만원, 일본은 599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SW개발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더 있다.

 우선 하드웨어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부분의 IT업종에서 근무하는 SW인력의 사기저하다. 이 같은 사기저하는 곧 잦은 이직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한 지식유출은 또다시 SW개발자들의 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한 중소SW업체 개발자는 “과거 성공사례를 갖고 있는 상관의 SW에 대한 인식, 고참 사원과 신입사원 사이의 세대차, 장래에 대한 비전 부재,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근무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 SW개발자들의 일반적인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SW개발자로 근무하다가 4∼5년 경력이 쌓이면 대부분 개발이 아닌 관리부서로 옮기는데 이는 SW분야 고급기술자의 부족을 초래하는 동시에 개발 분야가 비전이 없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술 트렌드를 좇다 보니 어제는 게임, 오늘은 웹개발 등으로 몰려 다니는 게 다반사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도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발자들은 입을 모은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