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빌게이츠가 보내온 창간기념 미래 메시지](https://img.etnews.com/photonews/0509/050922104956b.jpg)
나는 늘 미래 컴퓨팅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1975년 회사 창설 당시 우리는 컴퓨팅에 대한 원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당시 우리는 매일 ‘모든 책상, 모든 가정에 컴퓨터를’이라는 비전을 지니고 출근했다. 컴퓨터가 냉장고와 비슷한 크기였던 당시에 이 같은 생각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간주됐다. 컴퓨터는 대기업에나 어울리는 물건이라는 게 당시의 정서였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PC는 소수 애호가들의 장난감에서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한 획기적인 도구로 발전했다. 마찬가지로 MS 역시 조그만 프로그래밍 업체에서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늘날 선진국은 거의 모든 곳에서 PC를 활용한다. 거실에서는 TV·영화·사진·음악 등 가족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PC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됐다. PC는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사무실은 물론이고 학교·병원·공장 등에서 더욱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해 일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PC 기술에 기반을 둔 서버에 의존하며, 세계 곳곳의 지식 근로자들에게도 PC는 필수 도구가 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아직도 PC가 지닌 엄청난 잠재력 중 극히 일부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이미 대중화된 곳에서도 PC는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과 업무방식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도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을 제공할 것이다. 몰입력 높은 가상세계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 게임, 언제 어디서든 좋아하는 음악·TV프로그램·영화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와 기기, 아직까지 개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무실에서는 강력한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구축된 다양한 형태의 디바이스 그리고 여기에서 운용되는 새로운 세대의 비즈니스 및 생산성 향상 소프트웨어가 직장 동료는 물론이고 필수적인 정보와도 항상 연결돼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 같은 혁신은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새로운 차원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이러한 강력한 기술을 기반으로 더 넓은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과거 거대한 IT투자 예산을 가진 대기업만이 누렸던 혜택을 똑같이 얻게 될 것이다.
PC가 개발도상국가들에 안겨주는 기회는 더욱 무궁무진하다. 전세계 수억명의 인구가 아직 PC를 접해 보지 못한 가운데 개발도상국이 현대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경제 편입을 노리게 되면서 컴퓨터는 이들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한편 전세계 발전에 동참하도록 할 것이다.
기술산업은 숨가쁘게 빠른 혁신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컴퓨팅 분야에서 이룩된 대부분의 뛰어난 성과나 미래 세상에 대한 장황한 비전까지 사실은 모두 어느 한 기술에 집중해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오랜 기간 공을 들인 결과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의 대중적인 성장세도 얼핏 보면 갑자기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와 혁신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MS가 진행하는 대부분의 대형 투자는 그냥 몇 개월 단위의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수년에 걸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다. 실례로 우리는 펜 컴퓨팅(pen computing) 기술의 잠재력에 일찍부터 눈을 떴고,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제 태블릿PC가 사무실과 교실에서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 양뱡향 TV 역시 우리의 원대한 꿈 중 하나다. 이 분야에 대한 우리의 장기적이고 꾸준한 투자는 IPTV의 본격 도입이라는 형태로 결실을 보고 있다.
나는 IPTV를 TV에 대한 기존 관념을 송두리째 바꿀 혁신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웹 서비스 등과 같은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고, 그 기술이 모든 사람이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 일상적인 기술로 발전해 가는 것을 보는 것이 MS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컴퓨터 공학에서 최고의 난제로 꼽히는 연구, 즉 컴퓨터가 스스로 듣고 말하고, 학습을 통해 이해하는 기술 등 현재 MS가 진행하는 장기 연구들은 IT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끌 새로운 물결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혁신에는 반드시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며 컴퓨팅의 발전을 저해할 요소 또한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등 보안 위협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해 컴퓨팅에 대한 신뢰 구축작업을 지속해야 하며, 업계 및 정부 기관과 협력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현지 환경에 알맞은 기기와 현지 언어로 된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통해 아직 컴퓨팅의 세계가 낯선 전세계 수많은 사람을 위한 혁신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가 현재 ‘디지털 디케이드(digital decade)’의 중간쯤에 있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디지털 디케이드’는 컴퓨터가 우리의 삶과 일에서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대라는 뜻이다. 사실 PC는 지금도 무척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2010년께가 되면 PC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혹자는 30년간의 혁신활동 끝에 이제는 MS가 슬슬 혁신의 속도를 늦추지 않겠냐는 의문을 품는다. 그러나 MS의 혁신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정리=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빌게이츠 어록
“컴퓨팅은 지난 25년보다 향후 10년간 우리의 생활을 좀 더 많이 바꿀 것이다. PC는 이러한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이끄는 핵심이 될 것.”-2005년 3월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우편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매일 수 톤에 달하는 스팸메일을 받고 있다.”-2003년 6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컴퓨팅 시스템은 전기나 전화 서비스만큼의 신뢰성을 제공해야 한다.”-2003년 1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1980년대가 질(質)의 시대요, 1990년대가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속도의 시대가 될 것.”-1999년 출간된 ‘빌게이츠@생각의 속도’에서.
“20세기가 미국의 세기의 될 수 있었던 것은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 등과 같은 탁월한 발명가들의 공덕 때문이다.”-1999년 3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진보는 회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진보가 어떻게 일어나고 무슨 도움을 줄 것인가를 예견하기보다는 이를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1996년 발간된 ‘미래로 가는 길’ 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