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스트 +244](34.끝)기자방담

본지 연중기획 시리즈 ‘월드베스트+244’를 마감하면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산업계를 누빈 기획취재팀 기자들이 방담을 통해 업계의 현실과 정상을 위한 노력, 보완해야할 점 등을 나누었다.
본지 연중기획 시리즈 ‘월드베스트+244’를 마감하면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산업계를 누빈 기획취재팀 기자들이 방담을 통해 업계의 현실과 정상을 위한 노력, 보완해야할 점 등을 나누었다.

을유년을 맞아 IT로 희망을 쏘기 위해 전자신문사가 7대 신년기획 중 하나로 선보인 ‘월드베스트+244’가 이달을 계기로 1, 2부에 걸쳐 총 33회의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1부에선 월드베스트 상품의 전제조건을 고민한후 2부에서 본격적으로 ‘월드베스트+244’선진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연초 기치로 내걸었던 ‘77개 1등 상품에 244개를 추가해 일본을 따라잡자’는 목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특히 IT기업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여러 사례를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도 있었다. 일부 독자들은 월드베스트에 그런 제품도 있었냐며 놀라움도 전해왔다. ‘월드베스트+244’기획시리즈를 마감하면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위해 산업계 곳곳을 발로 누빈 기자들과의 방담을 통해 업계의 현실과 정상 등극을 위한 노력, 보완해야할 점 등을 가감없이 나눠봤다.

 △사회(박승정 차장)=올해도 산업계는 여전히 IT였고 남은 하반기에도 그럴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연중기획시리즈 ‘월드베스트+244’를 진행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보람도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더 많은 국내외 사례를 발굴, 소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 우리가 정한 5대 어젠다부터 얘기를 시작해볼까요.

△서동규 기자=월드베스트 기업으로 가는 길에 우리가 거치고 일궈야할 대목을 △기술 △디자인 △마케팅 △생산시스템 △인재 등 5대 어젠다로 정했습니다. 사실 다른 요인들도 많았지만 가장 평범하면서도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사회=맞습니다. 특히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월드베스트를 조망해보고자 했습니다. 휴대폰 시장에선 차기 모델의 디자인을 극비로 숨기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디자인이 경쟁력이란 방증입니다. 디자인에는 일반 디자인뿐만 아니라 유니버설 디자인, 즉 휴먼인터페이스도 주요 요소로 주목받습니다. 이를테면 최근 MP3 시장에서 애플의 ‘월드베스트 등극’을 두고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꼽기도 합니다.

△서동규=5대 어젠다 설정은 의미깊었습니다. 5대 어젠다 중에 한두분야의 강점만으로 초기 시장을 장악하는 경우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1등 체제를 갖추긴 힘들기 때문입니다. 단지 월드베스트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들 기업이 5대 어젠다 분야별로 얼마나 강한지를 가늠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습니다. 애초부터 이번 시리즈가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기획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삼성경제연구소측에서 5대 어젠다별로 각 업체에 대한 평가를 주저해 애로가 있었습니다.

△김익종 기자=동의합니다. 공신력있는 기관이 이런 부분을 담당해줘야 보다 명확한 월드베스트 지표 제시가 가능합니다. 현실적인 고려 요소들로 인해 주저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서동규 =또 한가지 지적하자면, 우리들이 소개한 업체들은 이미 월드베스트이거나 월드베스트 진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인 관계로 아무래도 5대 어젠다 분야의 점수가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월드베스트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를 이루고자 하는 후보 월드베스트 기업들을 위해선 현 월드베스트 기업의 부족한 점을 분석·보도할 필요성도 있다고 봅니다. 지금 월드베스트기업에게도 이런 지적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진영 기자=5대 어젠다 평가 점수 등은 높더라도 이런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해당 기업의 상품을 사용하는 얼리어뎁터를 소개하기도 하고, 또 아직은 ‘1등이지 않은’ 이야기도 지적하는 등 지면 구성에 충실했습니다. 이런 대목은 월드베스트를 노리는 기업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으로 자부합니다.

△사회=이번 시리즈에서 ‘사람’을 많이 소개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월드베스트시리즈에는 극일 개념에 스며있었습니다. 244개 분야를 월드베스트로 추가해 일본을 따라잡자는 취지입니다.

△명승욱 기자=일본은 첨단 소재나 부품쪽이 강합니다. 백색가전 같은 분야는 일본이 포기한 시장이라 할 수 있지요. 우리는 첨단 소재나 부품을 더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합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이쪽 분야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성호철 기자=일본에는 직원수 30명∼100명인 업체가 특정 소재나 부품 분야의 전세계 점유율 60%가 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일본 경제의 저력은 매출 10조엔이 넘는 NTT, 6조∼8조엔 마쓰시타·소니·도시바 등대기업이 아닌 이들 강소기업이라고 평가합니다. 월드베스트+244에서 ‘+244’는 이런 작지만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이어야 합니다.

△사회=통신장비업계에선 중국에 대한 관심도 많더군요. 중국을 넘어서야 월드베스트가 된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월드베스트로 우리가 선정한 품목들에 대해서도 짚어봅시다.

△김익종 =월드베스트 자리를 꿰찬 업체들의 경우 앞으로도 계속 월드베스트일 것인가라는 물음이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선 인수합병이 진행되며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는 상황인데 솔직히 휴대폰을 빼고는 어렵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우리가 선정한 분야들을 보면 대부분 상품화된 시장이고 원천기술방면은 거의 없습니다. 상품화된 분야는 경쟁 신상품이 나올때 1위를 지켜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원천기술 투자가 선행된 다음에 1등 상품을 조명해야합니다. 이번 기획이 현상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게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니가 최근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삼성전자보다 원천기술이나 연구인력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대원 기자=네오엠텔을 월드베스트에서 소개했습니다. 이 회사는 미국 퀄컴에서 로열티를 받습니다. 이는 상품은 아니지만 기반 기술입니다. 이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상품도 많습니다. 산업계에서 이런 업체들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나 반성도 해봤습니다. 다음 기회에는 좀 더 이런 업체들을 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소프트웨어 시장도 중요합니다.

△서동규 =원천기술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업이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매진하는게 낫습니다. 삼성전자 세트(완성품)산업을 거론하지만 다른 글로벌기업들, 일테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세트에다 서비스를 올리려고 시도하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행을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국내 대기업들 추세가 모든 가능성을 검증한 다음 결정해 끌고나가는 강점이 생겼습니다. 이번 시리즈 취재에서 이런 방향성을 엿본 것이 개인적으로 얻은 소득입니다.

△사회=우리나라가 완성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의미있습니다. 국산화 부품율이 80%만 되더라도 나머지는 바잉파워를 이용하면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느낀 애로점은 없었나요.

△윤대원 =기사를 작성하는데 취재 기간이 촉박한데다 각 월드베스트산업군에 대한 배경지식이 모자라다보니, 전체적인 기술 흐름, 세계 시장 조망 등에 대한 전망을 내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김준배 기자= 저는 생소한 분야를 맡아서 취재하면서 새로움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좋았습니다. 월드베스트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대기업들보다도, 숨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며 성과를 내는 업체들을 찾았을때가 더욱 좋았습니다. 그런 업체들의 느끼는 자부심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구요. 앞으로도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않은 곳을 더욱 발굴해서 알리는 역할을 하면 그쪽이 더욱 분발해서 세계 최고가 되리라 믿습니다.

△서동규 =선풍기, 세탁기 등 생활가전분야의 취재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우리가 세계 선두권인지 몰랐던 제품들이 월드베스트로 소개되면서 새롭게 부각됐습니다. 그분들이 가진 자부심을 한껏 높일 수 있었습니다. 취재 중 업체의 고위관계자가 “블루오션처럼 남들이 공략하지 않은 부분 공략해서 세계 선두권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기획에 감사한다”고 했을때 뿌듯하기도 했구요. 월드베스트하면 크게만 보이지만 실은 작게 봤던 부분도 세계에서 경쟁력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례로 CRT의 경우 글로벌경쟁업체들이 손을 뗀 상황에서 동남아시장 등에서 1위를 가져간 월드베스트입니다.

△박 팀장=예전에 전자신문이 애정을 가졌던 분야 중에 우리 뇌리에서 잠시 잊혀졌던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팀장을 도와 월드베스트+244 기획취재를 해준 팀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어려움이 많았지만 가능한한 도움을 주고자 했던 삼성경제연구소 몇몇 관계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