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중남미 한류와 `IT 아미고`

[열린마당]중남미 한류와 `IT 아미고`

지난 9일 멕시코시티와 12일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는 이색적이면서도 뜻깊은 동창회가 열렸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실시하는 ‘해외 IT전문가 초청연수(KOIL)’ 사업을 이수한 현지 연수생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KOIL은 개발도상국의 IT 관련 CEO나 전문가 및 관료 등을 대상으로 ‘국가정보화CIO 과정’ 등 15개의 다양한 중장기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IT산업과 정보화 모델을 전수하는 사업이다.

 지난 98년 시작된 이 사업은 작년까지 총 84개국 1555명의 연수생을 배출했고 올해도 9월 말 현재 145명의 연수생이 한국을 다녀갔다. 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IT능력에 대한 인지도는 7점 만점 기준으로 연수 전 4.13에서 연수 후 5.81로 개선됐다.

 이러한 사실은 이번 멕시코시티와 산호세에서 열린 KOIL 동창회에서도 금방 나타났다. 이달 중순 노무현 대통령의 중남미 경제외교 순방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한국과 지속적인 유대를 강력히 희망했다.

 코스타리카 동창회에서도 연수 경험자 18명은 진대제 정통부 장관에게 IT839 전략의 성공적인 추진 배경과 한국·코스타리카 IT 협력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 공세를 펼쳤다.

 사실 이들 중남미 국가 IT관계자의 ‘한류 동창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남미 ABC 3개국의 경제외교 순방 당시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KOIL 출신들의 동창회가 열렸다.

 그때도 연수생들은 한국에서의 IT 경험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정보격차 해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 중남미 지역의 저조한 인터넷 이용률 등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전문화되고 축적된 경험이 글로벌 컨설팅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 나왔다.

 이처럼 우리의 글로벌 정보격차 해소 사업은 중남미 국가들에 친한적 ‘IT아미고(친구)’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생긴 ‘IT아미고’만 해도 중남미 14개국 142명에 달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수다. 우리 기업들이 중남미에 진출하고자 할 때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이 사업의 성과에 비추어볼 때 분명한 사실이다.

 올해만 해도 우리 기업들은 △파푸아뉴기니:컴퓨터 조립공장 설립, 현지 경찰청 TRS 구축공사 수주 관련 협의 △러시아·불가리아:오픈시스템 기술이전 협약 △라오스:행정 전산화 및 전자정부 통신망 구축 수주 △예멘:전자주민등록사업 발주 등에서 KOIL 동창생들의 협력을 발판으로 가시적 성과를 얻어냈다.

 멕시코 등 중남미는 그 자체로도 엄청나게 큰 시장이지만, 미국과의 여러 관계를 고려할 때 파트너십이 점점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히스패닉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고 중남미와 미국의 사회·경제적 통합이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미국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중남미 국가와 매우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특성을 보인다. 마치 화교들이 중국 본토를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어도 중화권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각종 투자 활동 등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과 같다.

 바로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잇따른 중남미 경제외교는 실리외교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중남미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통한 미국 시장의 우회 진출, 미국 내 한류 마케팅을 통한 중남미 연착륙 등의 양방향 교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그 성과는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한·중·일 3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입증된다.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ygson@kad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