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개인정보보화 산업에 미치는 영향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 ‘개인정보보호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를 가지고 지난 28일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 ‘개인정보보호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를 가지고 지난 28일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전자신문이 주관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태명)은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인정보보호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9월 정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산·학·연·관 등 각계 전문가 약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세미나에선 성재호 성균관대 법과대 교수가 법적인 측면에서의 개인정보보호와 산업의 영향에 관해 주제 발표를 했다. 이어 진행된 패널 토론과 자유토론에선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개인정보보호의 실태와 산업계의 인식,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자유토론

 △정태명(미래모임 회장)=현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보호받는다는 것을 포기해야 할 만큼 업계와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하다. 뒤늦게 개인정보 보호문제가 이슈로 부각됐지만 소유자가 우선이냐 산업발전이 우선이냐를 놓고 마땅한 타협점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보보호분야의 전문가들이 보는 관점을 기탄없이 제시해주길 바란다.

 △신재훈(삼성SDS 전략기획마케팅그룹장)=장기적인 차원에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원칙이 마련되고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산업에 플러스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정보보호가 잘되면 신뢰사회가 구축될 것이고 정보의 악용을 우려하는 미사용자층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 개인정보보호를 잘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비즈니스 성패가 가려질 수도 있다.

 △한상기(오피니티아시아퍼시픽 대표)=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는 분명 다르다는 전제하에 산업차원의 발전적인 해답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정보에 대한 기본 인식이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수집, 관리에 좀더 법률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물론 프라이버시 정보를 손쉽게 얻으려는 업체들의 인식도 문제다.

 △허진호(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개인정보보호 문제의 핵심은 수집 자체가 아니라 의도와 달리 악용되거나 원치않는 정보가 공개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주민번호 대체 수단을 통해 개인정보보호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업체의 입장에서 거의 공통화된 DB의 키값인 주민번호를 이용할 수 없다면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 100만명 미만의 솔루션으로 수천만명을 대상으로하는 서비스를 대체하려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영성(숭실대 교수)=한마디로 개인정보에 대한 사회적인 마인드 부족을 지적하고 싶다. 법적인 차원에서의 개인정보보호 의지는 강한 수준이지만 지켜지지 않다 보니 실효성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법적인 근거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당사자의 동의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남용하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이런 식의 마인드는 정부의 규제를 자초할 수 있으며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려는 업체까지 피해를 주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제호(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의사)=최근 병원들도 e헬스케어에 주목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보안문제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개인정보보호에 원칙을 정하고 세부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간 비즈니스로 벌어놓은 돈을 소송 한두 건으로 다 날리는 상황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

 △이경호(컨설팅하우스 대표)=개인정보에 대한 인센티브가 높아져야 한다.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업체가 그 정보의 이용과 관리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평가해봐야 할 것이다.

◆패널토론

 △남택용(전자통신연구원 개인정보보호연구팀장)=유비쿼터스를 연구하다보면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네트’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영화 내용이 현실화될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되면 개인정보 영역이 소유하고 있는 사물에까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한 사람의 연봉이나 정치성향, 병력, 성격, 취향 등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한 사람이 적어도 기록상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두명이 존재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촉발할 수 있는 정보의 유출, 남용을 막기 위해 요즘 분산저장 등의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반대로 개인정보보호 분야가 서비스 영역의 캐시카우가 될 수도 있다. 법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규정하되 업계 스스로도 기술적인 차원에서 이같은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창범(정보보호진흥원 개인정보기획팀장)=법은 결국 사회적인 인식과 기술이 뒷받침돼야 효력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가 곧 프라이버시라는 인식이 팽배한데 양자는 개념상 분명히 틀린 것이다. 개인정보가 무엇이냐, 어디까지냐라는 규정부터 정립하는 게 시급하다. 프라이버시적 성격이 강한 정보만 규제해야 한다.

 또 알게 모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 개인정보에 대한 분석이 시급하다. 비밀 감지장치를 가지고 있는 SW나 HW 등이 대표적이다. 휴대폰이나 RFID, IPV6 등은 정보의 축적성, 추적성, 양방향 속성을 이미 갖고 있다. 법에서는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기능만으로도 소비자의 행태나 취향, 정치성향까지 다 분석해낼 수 있다. 이런 우려를 어떻게 법의 테두리에서 규제할 수 있을지, 악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법적인 강제력에 의존하는 보호중심의 정책 보다는 홍보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도 요구된다.

 △백원인(현대정보기술 사장)=건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 정보보호를 위해 생체인식, 홍체, DNA 등 다양한 솔루션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가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는 지문인식이 가장 유리하다. DB구축이 잘 되어 있고 활용분야도 넓을 뿐만아니라 반감도 적기 때문이다. 여권 위조나 밀입국 문제가 심각한 선원들의 신분증명에 바이오ID를 도입하고 있는 게 국제적인 추세인데 다른 개인정보보호 수단보다 보안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증명됐다.

 인터넷 실명제 등이 개인정보보호 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의견이 있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정도 의식을 넘어야 할 단계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주제발표

주제:개인정보보호와 법

-성재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

 세계무역기구(WTO)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이 개인정보보호를 얼마나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는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정보사회가 급진전하면서 우리나라도 기술적인 차원과 더불어 법적인 차원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법은 사람들간의 권리와 의무를 조정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는 개인정보보호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제공자인 개인의 권리와 사업자들의 의무를 조정하는 게 바로 법의 역할이다.

 하지만 권리와 의무를 조정하고 양측의 입장을 만족시키는 소구점을 찾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기술과 법은 그동안 상호 접촉할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때문에 기술분야와 법학에 두루 정통한 인력도 크게 부족했다. 결국 기술과 법제도의 절충점을 찾는 융합 시스템이 발전할 것이다.

 이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업체들이 합당한 범위내에서 전자정보기술의 발전 추이와 법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주려는 노력을 같이 하는 게 중요하다. 기술적인 측면과 그 이용에 관한 문제에 대해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해야 개인정보가 온전하게 보호되고 산업도 발전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업계는 규제라는 된서리를 맞을 수밖에 없다.

 흔히 기술이 먼저 개발되고 법이 뒤따라간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같은 현상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법은 예방적인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업계의 의도와 전혀 다른 규제가 나올 수 있는 근거가 되고만다. 특히 제도에 부합한 기술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들이 좀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