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워야 할 연휴 기간에 경북 상주에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모처럼 구경거리를 보러 나선 어르신들과 어린아이들이 참변을 당했다. 힘세고 건장한 젊은이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힘으로 밀어붙인 결과다. 대부분의 대형 사고가 예상치 못하게 벌어지지만 이번 사태는 말 그대로 대표적인 후진국형 사건이다. 어느 사건이나 사람이 원인이 아닌 것이 없지만,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지 못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심경은 착잡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약육강식이라는 정글의 법칙은 우리 사회에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나 사회, 경제 분야 모두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더욱 처절하다. 힘있는 대기업이 중소협력업체들에 출혈을 강요하고, 벤더들이 협력업체에 제품을 밀어내는 상황은 예전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수익경영이니, 이익창출이니 하는 미명으로 경영의 효율성을 위해 약자의 것을 빼앗는 것을 더욱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그들에게 사회적 책임이나 기업윤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쇠귀에 경읽기다. 오죽했으면 정부가 앞장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독려하겠는가.
가장 원시적인 정글의 법칙이 세계 최첨단 IT기술을 갖고 있다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랑하고 있는 IT강국, 대한민국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최근 들어 사법부나 정치권에서 재벌들을 대상으로 한 옥죄기가 만만치 않다. 그룹 총수가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선정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경제발전을 이끌어야 할 기업인들을 더는 괴롭히지 말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대기업 스스로 중소업체들을 착취의 대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강자가 약자를 인정하고, 약자는 강자를 존경하는 그런 성숙한 모습이 IT코리아의 진정한 힘이다.
디지털산업부·양승욱부장@전자신문,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