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5년까지 디지털전자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4%로 높여 세계 3위의 디지털 전자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앞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생산 및 수출 성장을 이룩해 10년 후에 디지털전자산업으로 총생산액 590조원에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를 계속 발전시켜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하겠다. 정부는 이를 위해 4대 전락과 11대 세부 정책과제를 마련했다. 우리는 이번 비전 제시가 디지털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의미 있는 청신호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자면 미래비전 제시못지않게 실천이 중요하다. 특히 디지털전자 강국 구현에 걸림돌이나 법·제도적 미비점이 있다면 이를 서둘러 개선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확인 점검해야 정책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디지털전자산업은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분야다. 우리 수출의 38%, 제조업 생산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세계시장 1위 품목이다. 휴대폰과 반도체는 세계 2위와 4위에 올라 있다. 산자부는 이번에 포스트 IT 시대를 주도할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서비스로봇·고령친화 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융합기술 개발과 LCD 임베디드 기판, 근거리 무선통신 복합모듈 등 5대 전략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잘나가는 제품의 뒤를 이을 차세대 품목을 육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부품·소재기업 간의 협력약정서를 기초로 ‘수급기업 투자펀드’를 조성해 기술력 제고 및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국내기술의 국제표준에도 적극 나선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러나 디지털전자 시장은 매년 기술변화에 따라 새로운 분야나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시장변화 속에서 디지털전자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경제성장도 이끌 수 없고 유망지역인 브릭스(BRICs)에 대한 시장확대도 불가능할 것이다. 최근 중국과 일본 등의 우리 기업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2010년 국내 3대 가전 브랜드 진입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선 상태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극복해 수출확대와 내수시장 수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슬기롭게 해결해야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 그러자면 디지털전자 분야의 기술 개발과 품질, 성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지금의 경제여건이 어렵지만 미래를 내다보면서 연구개발비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 등에 주력해야 한다. 정부가 산업의 기반 구축이나 기초기술 개발에는 투자하겠지만 제품의 상업화는 기업들이 해야 할 몫이다. 또 정부는 기업들이 의욕을 갖고 이 분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미비점은 서둘러 보완해야 할 것이다. 신규 설비투자 등에 걸림돌이 되거나 불필요한 규제는 대폭 풀어야 한다. 특히 특허권 분쟁에 대비해 글로벌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제표준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중국 등에서 빈발하는 불법 모조품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개별 기업이 중국에 특허권 침해를 제기해 성과를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업이 하기 어려운 일은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지금 당장은 성과가 미흡하겠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외국과 연계해 중국 측에 특허권 침해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손놓고 있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기업의 몫이 되고 만다.
부품·소재 육성도 시급한 과제다. 부품·소재는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이미 성능이 입증된 국산 부품은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환경규제책도 발등의 불이다. 환경규제에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당장 내년부터 수출에 상당한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