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프트웨어(SW) 육성 청사진을 발표했다. 오는 2010년까지 SW시장을 53조원 규모로 육성하고 수출도 50억달러 규모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SW가 차세대 성장동력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힌 정책이다. 더욱 제조업의 해외 이전이 늘고 있는 이때 SW산업의 대내외 경쟁력을 높일 경우 산업 고도화는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SW육성 청사진에 담긴 의미는 상당하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도 1일 “앞으로 SW 부문에 특별히 좀 더 국가적 역량을 기울이겠다” 며 “SW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간접적인 지원방법까지 정부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기대해 봄 직한 일이다.
지난해 국내 SW시장은 21조원 규모였고 수출도 8억달러에 달했다. 2010년까지 시장을 53조원 규모로 키우고 수출도 50억달러 규모로 늘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잘 아는 것처럼 SW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모든 분야에서 우위를 지키기 어렵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SW산업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6000개가 넘는 국내 SW업체 중 90% 이상이 영세 업체라고 할 수 있다. 연 매출이 2조원 규모인 기업은 몇 개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외국의 대형 SW업체들은 연 매출이 100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에 따라 IT서비스 분야에 연간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국방과 물류, 지능형 교육 등 대형 공공부문 정보화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의료법을 개정해 원격진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IT기술 활용에 걸림돌이 되는 법제를 정비한다는 것이다. 또 전문 인력과 패키지SW 분야는 매출액 1000억원대의 대형업체를 5곳 가량 육성하는 등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등에 1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SW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절대 필요한 일이다. 우리가 급변하는 기술발전 추세에 뒤지지 않고 IT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취약한 SW를 이른 시일 안에 집중 육성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정부의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우선 대기업의 부당 하도급 문제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해소돼야 한다. 법적·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중소업체들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허권도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 유망 중소SW기업 육성 방안으로 SW사업 대가 지급기준을 현실화하고, 공공기관은 제값 주고 구매하는 형태로 개선해야 한다. SW업체에 자금을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SW업체들이 공정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입안해 추진해도 해당 기업들이 이에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의지 못지않게 해당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일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정부지만 실제 이 일의 추진 주체로 제품을 만들고 수출전선에 나서는 것은 해당 기업들이다. 또 불법복제를 근절하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은 공공기관에서 우선 구매토록 해야 한다. 어렵게 개발한 제품을 최저가격으로 구입할 경우 해당 업체들이 기술개발이나 전문인력 양성 등에 재투자할 여력이 없고 이는 SW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그동안 정부는 SW육성정책을 몇 번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정부가 실질적으로 정책을 추진, 국내 SW산업계의 현안을 해소하고 SW산업이 증흥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 청사진 못지않게 현안부터 해결해야 이를 토대로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