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 AOL 처리문제 `초읽기`

딕 파슨스 회장(왼쪽), 칼 아이칸
딕 파슨스 회장(왼쪽), 칼 아이칸

세계 최대의 멀티미디어 그룹인 타임워너의 AOL 처리문제가 초읽기에 들어가 향배가 주목된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딕 파슨스 타임워너 회장이 AOL의 향후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으며 향후 다음 주말까지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가치가 최고 200억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AOL은 지난 몇 년간 적자행진을 지속하면서도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해 파슨스의 입지까지 무력화시킨 사업부다. 이에 따라 타임워너는 올 초부터 자회사 AOL을 매각할 것이냐 아니면 타사와 제휴 등을 통해 회생시킬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해 왔다.

당초 AOL 창업자 스티브 케이스와 거대기업 타임워너간 합병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주체가 이제는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AOL 매각 배경=닷컴 붐 시절 잘 나가던 AOL은 2001년 타임워너와 합쳤다. 하지만 인터넷 거품 붕괴 후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이얼업 분야는 내리막 길을 걸으며 AOL 사업도 휘청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수 년간 AOL이 적자행진을 지속, AOL 처리 문제는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주주들과의 마찰로까지 이어지며 타임워너 경영진을 압박해 왔다.

최근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인 억만장자 칼 아이칸은 “AOL을 헐값에 매각할 경우 관련 이사진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을 정도. 아이칸은 타임워너에 자사주 매입과 케이블 사업부문 분사 등 급진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AOL은 최근들어 인터넷 포털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가며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인터넷 광고 시장 잡기에 나섰다.

◇매각의 향방은=현재의 AOL관련 제안들은 올 초 내놓은 조건에 비해 크게 격차가 좁혀졌는데 이는 MS가 구글을 대신해 AOL의 웹검색 공급자가 되겠다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AOL은 타임 퍼블리싱·타임워너 케이블·워너브라더스·CNN·HBO 등 타임워너의 미디어 사업 가운데서도 과소평가돼 온 기업이다. 만일 타임워너의 주가를 18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선택이 나온다면 인터넷 사업에 새로운 날개를 달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논의는 MS의 MSN포털과 인터넷서비스 비즈니스를 AOL로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까지 급속하게 확대된다.

타임워너는 이제까지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내로라 하는 인터넷 업체들과 AOL 소액지분 매각 협상을 벌여왔지만 AOL 주식매각이냐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과의 협력이냐를 정하지 못했다.

◇딕 파슨스의 선택은=외신에 따르면 최근 타임워너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AOL에 대한 합자회사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지만 외신을 분석해 보면 파슨스 회장이 어떻게든 AOL을 회생시키려는 노력을 벌이는 기미가 읽힌다.

C넷은 “타임워너는 어떤 사람들이 AOL 매각협상 테이블에 오거나 AOL 구매협상을 하려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내부 임원의 말을 인용했다.

물론 복잡한 인터넷 세계에서 경쟁자들끼리의 협력은 다반사다. MS가 자사의 독자적인 웹검색기술을 개발할 때까지 MS는 야후의 검색기술을 사용할 것이다. 그리고 AOL은 검색을 위해 구글을 써서 돈을 벌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구글과 경합하게 될 것이다.

RBC캐피털 마켓의 조르단 로한 분석가는 “파슨스는 항상 AOL의 실질적 통제권을 확보하기를 더 좋아했으며 그가 AOL 검색을 제공하는 권한에 있어서 최선의 조건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그럴듯한 결과는 오직 AOL이 구글로부터 얻는 조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닐슨/넷레이팅스에 따르면 지난 9월 AOL 이용자는 미국 시장에서 약 7200만명, 마이크로소프트 MSN은 8900만명, 구글은 7900만명, 1위 사업자인 야후는 9900만명에 이른다.

타임워너의 한 투자가는 “MS·구글 두 회사는 시장에서 AOL의 위치가 바뀔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이것이 딕 파슨스로 하여금 AOL 문제에 신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