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생존을 위한 선택(?)

김인순

 “더는 성장에 한계를 느낍니다. 이제 정보보호 분야 말고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코스닥에 등록된 국내 유명 정보보호 기업 사장의 말이다.

 이 말 한마디가 현재 정보보호 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는 “5년을 넘게 국가 정보보호를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키워 온 회사가 더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며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장 엔진 찾기에 나섰다. 회사 설립 후 꾸준히 한 분야에 집중하며 연구개발을 해 온 기업의 사장조차 주력 사업을 어둡게 전망했다. 근근이 먹고 살 수 있는 사업이지만 회사를 더 키우는 데는 적합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시스코와 스리콤 등 네트워크 기업들이 앞다퉈 보안 시장에 뛰어드는 것과는 정반대 분위기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보안을 IT 시장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분야로 꼽고 있다.

 올 초부터 코스닥에 등록된 이름 있는 보안 업체들은 보안 외에 다른 먹을거리 찾기에 혈안이 돼 정보보호 기업의 전문성 강화보다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갖가지 수단과 방법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보안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그들이 내세우는 이유다. 기업 존립의 목적은 이윤 추구다. 이윤이 나지 않는 회사는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보안 기업들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솔루션을 국산화하고 시장을 지켜 왔다.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 기술로 지켜 왔던 자긍심이 사라져가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내년 상반기 국제공통평가기준상호인증협정(CCRA)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CCRA 가입은 국내 보안 시장 개방을 의미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양면성이 있다. 국내 기업들은 최대 매출원인 공공 보안 시장의 개방을 두려워하며 이에 대비책으로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무한 경쟁 시대에 국가 안보를 지켜 달라는 애국심을 요구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스스로 기술 개발과 전문성을 축소해 지금까지 지켜 온 보안 시장을 내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