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중소벤처 활성화와 저변 확대

[벤처포럼]중소벤처 활성화와 저변 확대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벤처기업 등 혁신형 중소기업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OECD에서는 중소기업의 약 10%가 혁신형 중소기업(우리나라 약 3%)이며 신제품의 절반 이상을 이들이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세계경제가 첨단기술 산업과 같은 부가가치가 큰 지식산업에 좌우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벤처산업도 지난 1997년 ‘벤처기업육성 특별조치법’ 이후 본격적인 창업과 인프라 확충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 IT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양적으로 큰 성장을 달성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인해 때마침 IMF 경제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무분별한 투자와 이에 편승한 일부 벤처인의 도덕적 해이, 취약한 산업기초 등으로 벤처거품이 발생하고 경제에 많은 부담과 고통을 주었다. 벤처시장이 최근까지 장기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일부 벤처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각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중소벤처 활성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지속적으로 국가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의 허리를 튼튼하게 할 중소벤처, 기술혁신 기업의 왕성한 창업과 체계적인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 같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벤처산업의 활성화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벤처 활성화와 기술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금융지원 분야에서 이뤄져야 할 사항으로 기술기업 육성에 필요한 기술금융제도 확충,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시장의 취약성 개선을 지적할 수 있다. 정부도 최근 2년 연속 중소벤처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장 수요에 맞도록 시장의 선별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정책을 개편하고, 중소기업의 자생력 제고와 지원 효율성이 높은 벤처기업, 이노비즈 기업 등 혁신형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새로운 국가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정책이 효과적으로 시장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술평가제도와 같은 기술금융 지원시스템을 확대하고 시장에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이제는 기술금융시대인 만큼 벤처기업과 같은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기준을 과거 영업실적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무제표보다는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 위주의 미래가치를 중심으로 될성부른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절실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 맞게 기술평가 모형이나 평가기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작년 말 15.2% 수준인 기술평가보증을 2009년까지 총보증의 60%로 확대하고, 기술평가의 적용범위를 혁신형 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등 각종 정책자금 배정이나 민간시장의 여신, 투자영역으로까지 넓힘으로써 평가보증 전문기관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벤처캐피털의 투자재원 확충과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확대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모태펀드, 은행·민간 공동펀드를 통해 민간 투자가 취약한 분야와 창업 초기단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경우 벤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자확대를 위해 기술보증기금도 기술기업 육성에 합당한 이익공유형 투자보증 상품을 늘려나가기로 하고 벤처캐피털 등 관련단체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벤처산업 일선에서 기술창업과 혁신을 거듭하는 벤처정신의 회생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소벤처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만큼 벤처기업인이 신기술을 개발해 창업하려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야 하며 또한 투명한 경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많은 젊은 벤처인이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고 벤처정신을 다시 꽃피운다면 우리의 기술 저변이 확대돼 국가 기술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게 될 것이다.

◆한이헌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hani@kib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