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삼성 `유통폰` 사실상 개통 금지

SKT-삼성 휴대폰 보조금 분담 마찰 확전 양상

SK텔레콤과 대리점들이 삼성전자가 자체 유통망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이른바 ‘유통폰’ 개통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보조금 분담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간 갈등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유통폰은 SK텔레콤향 애니콜 단말기 중 25∼30%를 차지해 두 회사의 충돌이 조기에 수습되지 않는다면 자칫 소비자의 혼란과 피해가 우려된다.

 SK텔레콤은 29일 전국 대리점·판매점에 삼성전자 애니콜 유통폰을 보조금 적용 대상 및 할부혜택 대상품목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 단가표를 내려보냈다. 이 때문에 직영점으로 공급되는 삼성전자 단말기 및 유통폰은 소비자가 현금을 주고 구입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용산전자상가·테크노마트 등 이동통신 매장에서는 애니콜 유통폰을 구입하려다 다른 제조사 단말기로 교체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SK텔레콤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본사(SK텔레콤)가 휴대폰 고유번호(ESN)는 부여하고 있지만,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은 본사 정책에 따라 삼성 유통폰의 개통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삼성 유통폰은 보조금과 리베이트 적용대상에서 제외됐을 뿐 아니라 할부등록도 되지 않는다”며 “이런 물건을 어떻게 팔겠느냐”고 하소연했다. SK텔레콤 측은 보조금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유통폰은 할부 적용이 되지 않는다”며 “이르면 다음주 초 삼성전자와 보조금 협의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약관을 벗어난 수준의 과잉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삼성전자가 아니라 SK텔레콤이 처벌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체 휴대폰 판매량 가운데 할부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이 같은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며 “보조금 분담에 관한 갈등은 협상으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사업자와 휴대폰 제조사가 엇박자를 낸다면 판매에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양측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간 불협화음은 실개통 감소로 이어지면서 후발 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