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설비투자 붐 중소기업으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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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제조업을 지탱하는 중소기업들이 전자·자동차 관련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바톤을 넘겨 받았다.

이는 지난 해부터 두드러진 경기 회복의 물결이 산업계 밑단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어서 일본 제조업 경쟁력 회복세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 해부터는 전기·전자 등 IT업종을 중심으로 한 중견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이어지며 제조 경기 순환의 온풍으로 작용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디지털 가전·자동차 관련 대기업들이 잇따라 일본내 공장을 신·증축함에 따라 수주가 증가한 중소 정밀부품·금형 등 관련 중소기업들이 덩달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중국 등과의 경쟁을 고려해 독자적인 기술 분야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고도화(高度化)’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설비투자 중소기업으로 번져=일 상공조합중앙금고가 대출처 총 2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해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예상 실적은 2004년 대비 26% 증가했다. 2003년부터 3년 연속의 두자릿 수 증가세인데 올해는 더욱 큰 증가를 보일 것이라고 금고 측은 내다봤다.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분야는 금속·수지부품·금형 등이다. 수지필름가공업체인 사가시와제공소(사이타마市)는 올 가을 3억엔(약 24억원)을 들여 평판TV 스크린 필름 제조설비를 늘렸다. 자동차 수지부품용 금형업체인 코난특수산업(아이치현)은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7억엔(약 57억원)을 투자해 대형 금형 설비를 갖췄다.

재무성의 법인기업 통계에 따르면 자본금 1000만엔 이상 1억엔 미만의 중소기업 설비투자액은 전체의 25% 정도다.

◇대기업 투자유발 효과=특이점은 전기·전자, 정밀, 자동차 분야의 대기업들이 일본내 첨단 제품 공장을 신설하면서 중소기업들의 투자를 유발시켰다는 것이다.

캐논에 디지털 카메라 수지 케이스를 납품하는 캐무(이바라기현)는 지난 2월 10억엔(약 81억원)을 들여 캐논 오이타공장 바로 옆에 자사 공장을 신축했다. 휴대폰 금형을 생산하는 이노야마금형제작소 연내 가공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설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처럼 일 중소기업들은 저가 중국제품과의 경쟁만을 생각한 단순한 생산능력 제고뿐 아니라 최첨단 설비 도입을 통한 선진 가공 능력· 생산 효율 높이기와 함께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에 금융계도 나서=금융권에서도 늘어나는 중소기업용 자금 수요를 검토하며 대출에 적극적이다. 미쓰이쓰미토모은행이 일 은행으로서는 획기적으로 보유자산이 적은 기업들도 이용할 수 있는 ‘무담보 융자’를 개시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도 신형 대출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책은행인 일본은행 통계로는 일본내 은행들의 중소기업용 대출잔고가 최근 2년 새 두배 이상 늘어났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