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APEC 여성 e비즈 축제가 끝나고

지난 3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된 APEC 여성 e비즈 행사가 끝난 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한 여운이 남는다. 본교 아태여성정보통신원이 산업자원부 등의 도움을 받아 3일부터 8일까지 마련한 ‘여성 기업가 정신 및 APEC 여성 e비즈니스 트레이닝’은 교육연수가 아니라 차라리 신명나는 잔치에 가까웠다.

 APEC 25개국에서 참여한 CEO, 단체 임원, 정부 관료 등 50여명의 여성은 일주일 내내 생김새와 문화·언어가 다른 동료들과 섞여 한마음으로 e비즈니스를 체험하고 즐겼다. 연수생들은 짧은 기간 꽉 짜인 일정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피곤한 기색 없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상기된 표정과 반짝이는 눈빛으로 열의를 더해갔다.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PC로 캠퍼스 곳곳을 누비면서 e비즈니스를 체험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국에 이를 어떻게 접목할까 고민하는 흔적도 역력했다. 특히 그룹별로 진행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열띤 토론은 물론이고 역할을 분담해 구축한 e비즈 카탈로그는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세계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한 내용이 즉시 눈앞에서 구현되는 현실을 보고 자국에서도 이와 똑같은 트레이닝을 꼭 마련해 달라고 신신당부하는 카메룬 산업부 공무원과 방글라데시 개발지원부 여성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도 배우기 힘든 내용을 경험했다며 기뻐하던 36세의 태국 여성 CEO, 이곳에서 구축한 e비즈 카탈로그를 자국에 가서 홈페이지로 쓰겠다고 좋아하던 CEO들과 함께 보낸 마지막 문화의 밤은 너무나 진한 아쉬움이 묻어난 우의의 시간들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e비즈를 통한 여성 경제력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올해 UNESCAP·ADBI·ITU가 공동 주관으로 참여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e비즈 선도국 위상을 더욱 널리 알렸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APEC 여성 e비즈백서 발간, 필리핀·베트남·중국 등에서 진행한 디지털 경제 포럼, 이번 e비즈니스 트레이닝 행사까지 그동안 땀 흘린 아태여성정보통신원 가족들의 노력이 큰 결실을 거둔 것 같다.

이은령 숙명여대 아태여성정보통신원 교수 alice@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