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업계 "더 만들까 말까…"

 때늦은 불볕더위로 가전업계가 에어컨 생산 일정을 조정하는 등 비상운영에 돌입했다.

 예년보다 열흘 이상 길어진 장마로 부진했던 에어컨 판매가 뒤늦게 시작된 불볕더위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 제조사들은 기본적으로 8월 중순까지 에어컨 생산기한을 연장할 방침이지만, 자칫 재고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8월 3일까지 판매된 에어컨이 장마 2주간 판매된 물량의 3배나 달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7배 이상 늘었다. 6평과 10평형 벽걸이 에어컨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도 이 달 첫 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8월 들어 일별 판매 추이도 30∼4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작년보다 열흘 정도 늦춰 이 달 10일까지 에어컨 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벽걸이(RAC) 에어컨이 기대 이상으로 판매되자, 안정 재고 확보 차원에서 벽걸이 에어컨 생산물량을 늘릴 방침이다.

 LG전자도 통상 7월까지 에어컨을 생산해 왔으나 올해는 이 달 말까지 생산기한을 연장할 계획이다. 다만 예정대로 7일부터 10일까지 공장 하계휴가를 실시하고, 이후 전체 16개 생산라인의 60∼70% 정도를 가동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4일까지 라인을 풀 가동하기 때문에 생산을 잠시 중단하더라도 주문 폭주에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8월 생산물량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가져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8월 첫 주 공장 휴가로 생산을 중단한 캐리어코리아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업무에 복귀하는 대로 라인을 가동, 8월 말까지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상 8월 15일을 전후해 에어컨 판매가 급감하고, 수요예측 여하에 따라 재고부담을 안을 수 있기 때문에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윤달까지 두 번 겹쳐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하지만, 날씨는 하늘밖에 모르는 일”이라며 “수요예측에 따라 에어컨 2년 장사가 결정되기 때문에 생산량 조절은 예민할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하이마트 김경선 지점장은 “7월 마지막주가 에어컨 피크이고 8월 들어서는 10%씩 꺾이는 것이 관례지만 올해는 이 달 들어 더위가 시작되는 형국”이라며 “이번주도 습한 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됨에 따라 당분간 에어컨 판매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