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국제공항의 유나이티드항공 라운지. 한 남자가 급하게 뛰다가 노트북을 떨어뜨렸다. 곧바로 불꽃이 약 15초 동안 튀었고 불이 붙었다. 직원들이 소화기로 불을 껐다. 그 사람에게 물었더니 IBM 제품이라고 했다.”
윌리엄 샤프너라는 목격자가 16일 ‘뭔가 굉장한 것(Something Awful)’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forums.somethingawful.com)에 사진과 함께 올린 내용이다.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이 사건은 18일 저명한 얼리어답터 사이트인 ‘엔개짓(www.engadget.com)’이 인용하면서 언론을 통해 세계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급기야 레노버 대변인은 20일 C넷 등을 통해 “그 제품이 소니 배터리를 탑재한 ‘싱그패드 T43’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사용자가 배터리를 바꾸기도 해 소니 배터리 문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목격자는 사고 발생일을 밝히지 않았지만 웹사이트에 올린 지 불과 나흘도 안돼 레노버의 공식 해명을 이끌어냈다.
세계 IT제조업체들이 날로 날카로워지는 네티즌들의 감시에 곤혹스러워한다.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로 무장한 사용자들이 제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즉시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올린다. 이러한 사이트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져 언론도 늘 점검한다.
미국 중부의 이름모를 한 조그만 동네에서 생긴 휴대폰 폭발사고가 순식간에 세계 곳곳에 퍼지는, 거의 ‘실시간 감시체제’다.
소니 배터리 리콜 사태도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의 한 콘퍼런스에서 발생한 델 노트북 화재 사건을 목격자가 사진으로 찍어 영국 언론엔 제보한 게 발단이었다. 사건 발생에서 리콜까지 고작 2개월이었다.
정보 소통이 엄청나게 늘어난 인터넷 시대에서 제품 이상을 발견하고 퍼지는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이런 변화를 읽지 못한 IT제조업체들이 스스로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델 노트북 화재로 시끌시끌하던 지난 7월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한 싱가포르 독자로부터 받은 델 노트북 화재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집에서 작업 도중 생긴 화재 사건이었다.
이 독자는 “델이 노트북을 교체해 줬지만 어떤 원인인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뒤늦은 제보가 결국 업체의 무성의한 태도에서 비롯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