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모델이 다양해지고 있다. 차세대 제품 및 기술 공동 개발이나 정보화 지원, 구매할당제 시행 등은 기본이고 신규시장 개척 및 공동 마케팅 확대, 계약과정상의 복잡한 업무처리 프로세스 간결화 등 협력사업 형태가 더욱 세부적이고 구체화되고 있는 것.
삼성전자의 경우 협력사의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에 이어 공급망관리(SCM) 공유에 나섰고 삼성SDI는 2·3차 협력업체에 청정생산기술을 이전중이다. LG전자는 협력사에 대해 ERP와 플랫폼·기업간 통합(B2Bi) 지원과 함께 협력사 컨설팅에도 나섰다. 한국전력은 신기술인증제품에 대해 ‘사업소별 구매할당제’를 시행중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KT가 최근 상생경영 실천을 위해 ‘상생협력센터’를 개설했다. 경기도 분당 사옥 2층에 60평 규모로 마련된 상생협력센터는 상담·회의·업무·휴게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협력사 업무지원을 위해 직원이 상주하게 된다. 센터 개원으로 KT의 협력업체 지원활동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콘텐츠 및 솔루션 등을 공급하는 중소 협력사 전용 업무지원 공간인 ‘네이트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중이다. 중소 협력사에 대한 원스톱 업무 지원을 위해 지난해 개설된 이 센터는 SK텔레콤의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사업제안 접수, 기술관련 상담, 과금 정산 등 업무지원과 무선 인터넷 시장동향과 관련된 각종 통계 및 시장조사 자료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 왔다. SK텔레콤은 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사업 일환으로 스펙트럼 애널라이저, 안테나 테스터 등 8억원 상당의 유휴 장비를 파이오링크·애니트론 등 중소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LG텔레콤도 정도·혁신·동반성장이라는 3대 원칙 아래 협력사 전담팀을 신설하고 혁신워크숍, 6시그마 교육, 신상품 소개 등 혁신교육과 기술컨설팅을 지원해왔다. 이 회사는 앞으로 ‘PRM(Partn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을 구축해 상호 동반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KTF는 3세대이동통신(WCDMA) 등 차세대 무선통신 분야에서 중소·벤처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성과공유제를 실시중이다. 성과공유제는 공동의 혁신활동을 통해 원가절감, 품질향상 및 신제품을 개발하고 그 성과를 사전에 합의한 방법으로 공유하는 상생협력제도. KTF는 성과공유 과제로 채택한 협력사에 6시그마 교육 및 테스트 기술지원 등 개발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그러나 중소 벤처업체들은 “국내 대기업들이 아직도 단기적인 경쟁력과 수익성에 집착해 협력 업체의 납품 단가 인하에만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잘못된 관행이 국내 기업 간 상생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IT전문가들은 “정보와 지식의 집착성(stickiness) 때문에 기업 및 관련기관이 서로 협력해야 시너지가 일어난다”며 “특히 통신·자동차 등 하이테크 산업 가운데 모듈(module)화가 크게 진전된 분야는 클러스터화를 통해 기업 간 상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