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어디로 몰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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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말 현재 7500억원을 돌파했다. 2005년 12월 제도 시행 이래 매달 가입자가 1만6000명 이상, 적립금이 6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결과다.

은행, 보험, 증권의 퇴직연금사업자들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이 전체 적립금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규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절반 이상이 보험=29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보험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전체의 과반 이상(54.1%)를 차지하며 총4091억1000만원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점유율 59.4%에 비해 5% 이상 감소한 수치다. 보험에 이어 은행이 총2861억원을 유치해 37.8%를 점유했고 증권이 615억4000만원으로 8.1%를 차지했다. 삼성생명 김지훈 과장은 “보험의 경우, 기존 퇴직보험 운용 경험이 있어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면서 “퇴직 후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근로자들이 보험을 많이 선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험의 퇴직연금사업자는 20개사로 은행 13개, 증권 12개에 비해 많다는 점도 보험의 적립금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로 꼽힌다.

◇사업자별 퇴직연금 인기 엇갈려=근로자에게 약정된 퇴직연금을 지급하는 확정급여(DB)형이 66.4%의 비중으로 5020억3000만원이었다. 특히 보험에서는 90% 이상의 적립금이 DB형으로 몰렸다. 은행도 DB형이 41.8%를 차지해 운용 상황에 따라 퇴직연금 수령액이 달라지는 확정기여(DC)형(40.3%)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증권에서는 DC형이 67.1%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본부 박용철 차장은 “DC형은 개인 책임하에 운용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보다는 수익을 따져 증권쪽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몰려=가입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함에 따라 원리금보장상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채권, 금리형 보험상품 등 원리금보장상품이 74.6%를 차지했다. 반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간접투자, 실적배당형 보험상품 등 실적배당상품의 비중은 10.4%에 그쳤다.

금감원 측은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비중이 9.6%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채권형에 집중되고 있고 주식 및 회사채에 대한 직접투자는 전무한 상태로 가입자들이 안정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향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확대되고 자산운용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간접투자상품의 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주식 등에 대한 직접 투자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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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각 사업자가 홈페이지에 수익률을 공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현재 교보증권, 신한은행 등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4월에는 금감원 퇴직연금홈페이지(pension.fss.or.kr)에 운용수익률을 일괄적으로 공지할 예정이며 사업자별 비교도 가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