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겨울인데도 봄 같다. 봄이나 가을 또한 계절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반면에 여름에는 밤 평균 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현상이 1920년대 2.3일에서 최근엔 9.4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었다는 성급한 목소리도 나온다. 만약 아열대로 진입했다면 우리나라 산업지도는 점차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날씨와 관련 있는 산업이 무려 70%에 이르기 때문이다. 날씨가 곧 ‘돈’인 세상이다.
이상기후의 원인은 이산화탄소 발생이 늘어남에 따른 극지의 오존층 파괴로 보고 있다. 온난화로 인해 지구 전체 평균 온도가 1℃ 상승하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북한계선이 250㎞나 올라가 전국 어디서나 귤을 재배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대구에서는 사과농사가 되지 않는다고 대안을 찾느라 야단이다.
또 지구 온도가 섭씨 3℃ 올라가면 40억명이 물부족에 허덕일 것이라는 영국의 보고서도 있다. 5℃ 상승하면 뉴욕과 도쿄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고 50% 이상의 생물이 멸종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도 해마다 10억톤씩 녹고 있어 전 세계가 물바다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컬러스 스턴 영국 정부 경제고문이 만든 ‘기후 변화의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각국이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인 618조원을 지출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가 이어지자 기상청을 두고 말이 많다. 기상예측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 연산 능력이 세계 4위 수준의 기상슈퍼컴퓨터를 도입했으나 예보 능력은 세계 10위권에 그친다는 국정감사 지적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기상청의 오늘 및 내일 날씨 예보는 2004년 87.5%에서 2005년 86.8%, 지난해 86.2%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10번 예측하면 1∼2번은 안 맞는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1904년 인천·부산에서 근대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올해로 103년 됐다. 기상이변에 의한 지구 환경 파괴를 다룬 미래 영화 ‘하이랜더2’나 ‘투모로우’가 마냥 영화 속의 세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박희범 전국취재팀장@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