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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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이통3사 연도별 단말 판매량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제어장치를 잃은 폭주 기관차를 방불케 한다. 지난 1분기 이동통신 3사가 전체 판매한 휴대폰은 1년전에 비해 무려 30.6% 늘어났다. 단말기 유통 비용도 4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비동기 3세대 서비스인 HSDPA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대규모 광고전까지 불붙은 것을 감안하면 올 1분기 이동통신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고삐 풀린 가입자 유치 경쟁=1분기 이통3사가 판매한 전체 휴대폰수는 547만8539대다. 지난해 1분기 보다 128만대, 2005년 1분기 보다 102만대나 늘어난 규모다. 합법 보조금과 리베이트를 합쳐 가입자 1인당 평균 30만원을 사용한다고 산정할 때, 지난해 보다 4000억원이 늘어난 1조6000억원의 돈이 유통시장에 쏟아부어졌다. 지난해 보다 평균 사용된 리베이트 액수가 늘어난 것까지 고려하면 마케팅 비용 증가액이 5000억원대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고 가입자가 대폭 늘어난 것도 아니다. 지난해 평균 순증 규모 15만 보다 10만 정도 더 늘어났다. 30만명도 채 안되는 새 가입자를 유치하려고 5000억원을 투자했다는 계산이다. 비상식적인 투자다. 과열 경쟁이 계속 이어진다면 연말 전체 시장 규모도 22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PCS 도입 초기, 가입자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에 버금가는 수치다.

◇넷 탓 공방도 치열=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시장 불안정의 요소로 KTF를 꼽는다. KTF가 기술진화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3G 전환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게 가입자 유치 경쟁을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위피를 미탑재한 3G 저가 단말을 출시, 사실상 공짜폰 경쟁을 유발하는 것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KTF는 되레 경쟁사를 문제 삼았다. 3G에 앞서 나간 KTF를 견제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2G 가입자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1분기 KTF의 순증 점유율이 시장 점유율 32% 보다 낮은 27%로 나타나는 것도 시장 혼탁과는 무관함을 보여주는 수치로 내세운다.

◇2분기도 불안정 변수 다수=4월 유통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화할 개연성이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마케팅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이후 보조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로 사용자들도 일시적으로 휴대폰 교체를 미룰 수도 있다. 문제는 이달 중순 이후 시행되는 보조금 규제 완화다. 전략 단말에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고 보조금 액수도 일정 범위 내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연말까지 270만명의 가입자 목표를 내건 KTF가 3G ‘쇼’ 공세를 강화하고 SK텔레콤, LG텔레콤이 이에 맞대응하는 구도도 특별히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통신위가 최근 이상 과열된 유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말까지 개별 이통사가 쓸 수 있는 마케팅 비용의 한계가 있으니 조만간 자발적인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통사의 고위 관계자는 “1분기 시장에서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등 수익 전망이 어두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올해 이통사 전체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