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DMA 휴대폰 환상을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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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CDMA 휴대폰이라고 다 같지 않다.

글로벌로밍은 기본이고, USIM 기반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WCDMA 휴대폰이 쏟아져 나왔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소비자들이 혼돈하기 쉬운 함정이 곳곳에 숨어 있다. 출시 시간을 당기기 위해,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등 갖가지 이유로 WCDMA의 필수 장점으로 거론된 기능을 뺀 채 출시한 단말이 많다. 소비자들은 구매 전 지원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GSM 로밍 빠진 단말도 다수=KTF와 SK텔레콤은 최근 100개국에서 로밍 가능한 서비스라며 ‘쇼’ ‘3G+’ 광고를 게재 중이다. 문제는 WCDMA 단말 모두가 100개국 로밍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SK텔레콤의 LG-SH130, SCH-W290을 비롯, KTF의 EV-W100, SPH-W2900, LG-KH1300 등 총 12종 모델 중 5종이 GSM 로밍을 지원하지 못한다. 휴대폰 칩세트는 WCDMA와 GSM을 모두 지원하지만 주파수 대역이 달라 해외 자동로밍이 불가능하다. GSM 로밍을 지원하려면 국내서 사용하는 2.1GHz 주파수 뿐만 해외 국가서 사용 중인 800MHz, 1800MHz, 1900MHz 등의 주파수를 지원해야 한다. 언급한 모델들은 개발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을 위해 멀티 RF밴드 기능을 구현하지 않았다. 100개국 로밍은 그림의 떡일 뿐이고 30여개 국가의 WCDMA 자동 로밍만 사용할 수 있다.

◇교통카드 미지원 단말 더 많아=WCDMA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USIM으로 구현하는 교통, 뱅킹, 카드 등 생활 인프라 서비스다. 그런데 지금까지 출시한 WCDMA 전용폰 가운데 교통카드 기능 등을 지원하는 단말은 전체 단말의 삼분의 일에 불과한 4종 뿐이다. USIM카드 자체가 콤비 기능을 갖지 않은 제품도 많다. 휴대폰에도 비접촉식 결제를 지원하는 RF안테나 등을 탑재하지 않은 제품이 다수다. WCDMA 휴대폰을 구매한 한 고객은 “대리점측에서 WCDMA폰이라면 당연히 교통카드가 된다고 소개해 구매했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휴대폰 자체에서 지원되지 않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HSDPA폰 맞아?=인터넷 쇼핑몰이나 일선 대리점들은 KTF가 최근 출시한 팬택의 ‘P-U5000’을 HSDPA폰이라고 소개한다. ‘쇼’ 단말이기 때문에 당연히 휴대폰도 HSDPA라고 선전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P-U5000’은 인텔의 WCDMA 초기 버전(릴리즈4) 칩세트를 탑재했다. KTF가 앞서 선보인 논위피폰인 ‘LG-KH1200’도 WCDMA 초기 버전인 MSM6250을 채택한 제품이다. 이 제품들은 다운링크 지원 속도가 최대 384Kbps에 불과해 최대 2.4Mbps인 EVDO, 14.4Mbps인 HSDPA와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비록 통화 기능을 중심으로 제공하는 실속형 단말이라고 하지만 HSDPA폰이라고 알리는 게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KTF의 관계자는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휴대폰 출시 시기를 당기고 다양한 가격대의 단말 구색을 갖추려다 보니 휴대폰별로 기능에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부터 출시하는 대다수 휴대폰에는 GSM 로밍과 USIM 기반 커머스 기능을 기본 탑재해 WCDMA의 장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