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부터 WCDMA와 HSDPA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3세대 이동전화 서비스, 이른바 3G의 전국 서비스가 시작됐다. 3G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재보다 최대 7배 빠른 초당 1.8Mb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속 데이터 전송 기능은 영상통화와 영상회의, 영상채팅 등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단말기와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은 채로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 밖에 단말기에 가입자식별(USIM) 칩을 내장하면 현재보다 한층 더 발전된 형태의 모바일뱅킹, 전자신용카드, 교통카드 등 금융 서비스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시에 3G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은 한·미 FTA 협상 타결을 계기로 국내 이동통신업체와 단말기 제조업체, 그리고 콘텐츠 개발업체 등이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 트레이닝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3G 시장의 활성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첫째, 부가 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에 대한 이동통신업체와 콘텐츠업체(CP) 간의 수익 배분을 위한 기준이다.
부가 서비스 수익을 콘텐츠의 양 즉, 패킷(Packet)양에 따라 분배하자는 CP의 주장에 대해 현재 선두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입장은 단호하다. 수익 분배의 기준을 순방문자(UV)로 하자는 것이다. 즉 ‘한 사람이 서비스를 몇 번 이용했느냐’가 아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 논리의 근거는 단순하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으니 데이터통화료 매출은 분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휴대전화의 기본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가입자들의 요구에 ‘인프라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었으니 불가능하다’라는 논리와 같다.
여기에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때쯤이면 또다시 ‘새로운 기술 개발과 장비 구축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사업자들의 단골 메뉴다.
반면 KTF의 경우 CP 등 외부업체의 콘텐츠로 인해 발생한 매출을 공개한 후 이를 기준으로 수익을 배분하고 있어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둘째, 무선인터넷의 초기화면에 대한 관리 권한을 여전히 이동통신업체가 쥐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무선인터넷의 초기화면에서 자사의 사이트를 우선 배열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트 등 자사 사이트는 단축 버튼으로 바로 연결되지만,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PC에서 인터넷 접속 초기화면을 자유롭게 설정하듯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도 자유로워야 한다. 기업의 이윤 추구와 이용자들의 정보 접근성은 엄연히 분리돼야 할 문제라고 본다.
결국, 무선인터넷의 활성화를 저해해 온 것은 그동안 꾸준히 규제를 완화해 온 정통부도 가입자도 아닌 자사 사이트 접속에만 유리하게 운영해 온 이동통신업체다. 이동통신업체의 폐쇄적인 운영은 단순히 무선인터넷의 활성화 제한이라는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민의 대다수인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며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과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을 가로막는 행위인 것이다.
무엇보다 산업 활성화의 밑바탕에는 소비자와 협력업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경쟁력의 기본은 기업 윤리의 확보기 때문이다.
◆임인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riminbae@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