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휴대전화로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TV의 역내 기술 표준으로 유럽 방식인 DVB-H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비비안 레딩 EU 미디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에서 모바일 TV 기술표준으로 DVB-H를 승인했다면서 회원국들에 DVB-H 방식을 의무적으로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DVB-H 방식은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를 비롯해 미국의 모토로라, 소니 에릭슨 등이 지지하고 있는 유럽 방식이다.
경합했던 다른 기술 표준으로는 한국의 지상파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와 미국 퀄컴의 미디어플로 방식이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 2002년 합의된 통신 규칙에 따라 모바일 TV 기술표준을 의무적으로 사용할 것을 회원국에 요구할 수 있다.
레딩 집행위원은 유럽이 과거 1980년대 말 휴대전화 기술표준으로 GSM 방식을 선택해 성공을 거두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유망한 모바일 TV 시장에서 국제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체 표준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일부 EU 회원국들은 유럽에서 모바일 TV 시장이 이제 막 시작단계인 점을 들어 집행위가 기술표준을 정해 경합중인 다른 기술 표준을 제거하는 것은 너무 빠른 조치가 아니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TV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시장 보급률이 10%를 넘는 등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반면 유럽에선 가장 발달한 이탈리아에서 보급률이 1%에 그치는 등 크게 뒤져 있다.
그러나 EU 집행위는 올 여름 베이징 올림픽과 유럽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유로 2008 대회를 계기로 모바일 TV시장이 비약적으로 신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집행위는 모바일 TV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이 오는 2011년 200억 유로 규모에 달하고 전 세계 시청자 수도 5억 명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