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 젊은 세대 필수 혼수품으로 부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혼수품목 작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

 8월 결혼을 앞둔 이승연씨(27세). 한창 혼수 준비에 바쁜 이씨는 소형 가전제품을 고르는 데 열중해 있다. 아침마다 쓸 에스프레소머신과 토스터에 특히 신경이 쓰인다. 음식물처리기는 종류가 많고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 아직 선택하지 못했다. “입주할 신혼집에는 냉장고와 세탁기가 빌트인 가전으로 들어가 있다. 결혼을 앞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오히려 작은 가전을 고르는 데 더 공을 들인다고 입을 모은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혼수 시장에서 소형 가전 돌풍이 거세다. 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동기 대비 음식물처리기는 매출이 25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TV와 세탁기·양문형 냉장고의 매출이 25% 안팎인 것과 비교할 때 경이적인 매출이다. 에스프레소머신을 포함한 커피메이커도 23%가 더 팔려 작은 가전의 성장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는 빌트인 가전을 갖춘 주거 공간이 늘어나고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TV·양문형 냉장고 등으로 ‘재력’을 과시하는 것도 좋지만 생활의 편리함과 직결되는 것은 날마다 쓰이는 작은 가전이다. 혼수 필수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음식물처리기가 대표적이다.

 소형 생활가전은 ‘취향’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에스프레소머신 같은 가전이 그렇다. 남과 다르고자 하는 욕구가 혼수 가전에도 반영되는 셈이다. 편리한 서구식 생활이 보편화되고 작은 가전과 함께 생활의 ‘작은’ 부분까지 돌보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스프레소 부띠끄’는 주말이면 20·30대 고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 네슬레코리아는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잠실·명동점에 네스프레소머신을 판매하는 매장을 열었다. 네스프레소머신은 커피 분말이 들어 있는 캡슐 하나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뽑을 수 있는 기계다. 기존 에스프레소 기계보다 커피를 만들기 쉽고 관리가 편해 혼수 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류웅 네슬레코리아 네스프레소사업본부장은 “네스프레소머신의 귀여운 디자인과 사용하기 편리한 특성 때문에 신혼 부부를 포함한 젊은 층의 수요가 많다”며 “인기에 힘입어 올해 추가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필립스가 올해 초 혼수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퓨어 에센셜 시리즈’도 인기 품목이다. 퓨어에센셜 토스터는 국내 최초로 8단계 맞춤형 굽기 기능을 채택했다. 곡물빵·베이글 등 다양한 크기의 빵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 신혼 부부를 타깃으로 한만큼 디자인에도 중점을 뒀다. 화이트와 실버·레드 컬러가 조화를 이룬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방 공간을 환하게 만들 수 있게 했다.

 필립스 관계자는 “초기 백화점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동이 나 제품 수급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일상 생활에서 쓰는 소형 가전으로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고자 하는 유행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