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동부의 실리콘밸리 보스턴을 가다

[르포]동부의 실리콘밸리 보스턴을 가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메사추세츠주의 나노·바이오 산업 현황한때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린 보스턴이 지금 ‘나노·바이오’ 열풍에 휩싸였다.

주보스턴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이곳에만 100여개의 나노 업체가 있다. 이들 기업에 연간 1억4000만달러의 벤처투자가 집중된다. 보스턴을 품은 매사추세츠주는 나노·바이오 등 신성장산업 전담기관인 ‘MA 테크놀로지 컬래버레이티브’를 새로 설립, 이들 기업을 전방위로 지원한다.

지난 2003년 12월 미 연방정부가 ‘나노 연구개발(R&D) 지원 특별법’을 제정한 이후 그간 총 37억달러가 풀렸다. 매사추세츠주는 이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뉴욕 등 미국 내 주요 주정부와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스턴은 세계 최강의 나노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초로 탄소나노튜브를 상용화한 하이페리온을 비롯해 캐봇·난테로 등 굴지의 나노 기업이 모두 보스턴에 둥지를 튼 것도 우연은 아니다. 하버드-MIT의 나노스케일 센터와 보스턴대학(BU)의 나노스케일 리서치팀, 미 육군 보병시스템 센터 등 각급 연구기관도 보스턴이 자랑하는 세계 최정상급의 나노 R&D 센터다.<표 참조>

매사추세츠주립대 로웰캠퍼스 인근에 있는 코나카 테크놀로지스. 나노에너지 전문업체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앨런 히거 박사는 “대학의 인재 풀과 연방정부의 크고 작은 연구소가 밀집한 보스턴과 매사추세츠주는 이제 막 태동 단계인 나노산업의 메카”라고 말했다. 히거 박사는 매사추세츠주립대 연구원 출신이다.

바이오 분야도 마찬가지다. 매사추세츠주는 연방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연구지원금 중 의료·바이오 부문 수령 1위 주다.

돈이 몰리는 곳에 기업과 인재도 쏠리는 법. 미국 머크는 최근 하버드의대 인근에 대규모 R&D 센터를 세웠다. 센터의 상주 인력만 400여명이다. 이들은 항암제와 치매, 비만 치료제를 개발한다. 스위스 노바티스는 보스턴 시내에 마땅한 용지가 없자 MIT 인근의 설탕공장 건물을 통째로 인수, 노바티스 생명의학연구소(NIBR)로 탈바꿈시켰다.

김인철 주보스턴 영사는 “나노·바이오 열풍의 진앙지는 이 지역에 있는 초일류 대학들”이라며 “특히 연방정부의 자금이 하버드·MIT와 연구소를 근간으로 한 이 지역 나노·바이오 클러스터에 몰리면서, 자연스레 전 세계 고급 인재와 유력 업체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류경동기자 ninano@

 

<인터뷰> 김인철 영사

“보스턴은 지금 나노·바이오 혁명 중입니다. 이곳에서 IT는 오히려 한물간 취급을 받습니다.”

김인철 주보스턴 대한민국총영사관 영사(46)는 국내 업체들이 하버드·MIT 등 세계적 연구기관과 석학이 몰린 보스턴의 나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나노분야에 대한 미 연방정부의 지원은 장기적이고 대대적이다.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 직전인 바로 이 시점에 투입돼야 할 돈이 가장 많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지원에 인색하지 않다는 게 김 영사의 분석이다.

“미국 정부와 비교하면 우리 정부의 지원은 지나치게 당장의 수익과 실적만을 쫓습니다. 나노·바이오와 같은 신성장 산업은 IT와는 다른 잣대를 요구합니다. 정부가 조급증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 영사는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한국인 연구인력을 네트워크화해 국내 기업의 요청시 바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이곳에서 열린 NSTI 나노테크 행사에 대해 김 영사는 “어렵게 참가한 우리 기업들이 이번 기회를 1회성 방문으로 끝내지 말고, 이를 계기로 미국 현지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필요할 때 언제든 주보스턴 영사관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영사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외시 23회로 1989년 외교부에 들어와 주UN 대표부와 주프랑스 대사관 1등서기관 등 주요 재외공관을 두루 섭렵했다. 지난해 8월 보스턴 영사로 부임 직전 외교통상부 본부에서 조약과장을 역임했다. 지금 보스턴총영사관에서 산업·경제 및 정무 분야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