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TV용 LCD 수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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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사상 최대 호황이 예고됐던 세계 LCD TV 시장이 최근 주춤한 징후를 보이자 패널 업계가 긴장감 속에 시장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특수로 인해 시황을 낙관한 게 불과 몇 달 전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초유의 고유가 행진, 세계 3대 LCD TV 시장인 중국에서 쓰촨성 지진 여파 등 예상 밖의 악재가 겹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주요 LCD 패널업체는 TV 시장의 침체가 곧 재고 확대와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현상일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업체는 TV 생산라인의 재고가 늘어나자 수요가 활발한 모니터 등 IT용 패널 비중을 늘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LCD TV 위축 조짐?=계절적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지난달 이후 전 세계 LCD TV 시장이 주춤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북미 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베이징 올림픽을 목전에 둔 중국조차 수요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TV 판매가 위축되면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시차를 두고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내 최대 TV 유통업체인 ‘쑤닝전기’는 최근 삼성전자·LG전자·샤프 등 글로벌 TV 메이커를 대상으로 올해 들어 최저 가격 수준에 대규모 구매 입찰을 실시했다. 쓰촨성 지진 여파에 위축된 내수 시장을 촉발시키기 위해서다. 입찰 가격은 연초에 비해 무려 20% 이상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모니터·노트북 등 IT용 패널 가격이 2분기 들어 탄탄한 기조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TV용 패널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TV 제조사가 가격인하를 단행하면 패널 가격도 동반 하락할 수 있지만 반대로 수요는 다시 늘 수 있어 시장 추이는 아직 유동적이다.

 ◇우려할 수준 아니다=침체까지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말부터 LCD TV 시장이 위축되는 조짐이 보이지만 LCD 패널 시장에 이상 징후가 발견될 만한 정도는 아니다”면서 “일부 패널업체들의 재고 물량도 연초에 비해 조금 늘어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 초 LCD TV 시장을 워낙 낙관한 탓에 기대치가 높아졌을 뿐 심각한 침체 국면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 세계 LCD 패널업체들이 올해 들어 속속 증산에 나서면서 TV 메이커들로서도 패널 수급을 염려해 ‘사재기’에 나설 필요가 없어진 점도 재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소니가 LCD TV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패널 가격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수요가 늘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올 하반기 당장 공급과잉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소니의 양강 체제가 강화되면서 TV 고객사 분포에 따라 패널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리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사의 패널 공급비중이 절대적인 우리(LCD총괄)는 여전히 패널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반면에 중하위권 TV 제조사 공급 비중이 높은 대만 패널업체들이나 LG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재고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가 문제=성수기인 3분기가 오면 TV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 7월이 오면 TV 제조사들은 여러 가지 신모델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까지 활황세를 탈지는 예측불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상반기엔 내부 목표를 맞출 것으로 보지만 하반기 경영계획은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달 말에나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파주 7세대 라인에서 일부 생산하는 모니터 패널 비중을 하반기에 더 늘릴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2분기 재고의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시황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현상일지 장기화할지는 7월까지 가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