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쓸만한 임베디드 리눅스 사람 없나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상 교육을 진행 중인 MDS아카데미는 다음 달부터 임베디드 리눅스 교육과정을 시작한다. 사진은 아카데미에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관련 수업을 듣고 있는 중소기업 출신 개발자들의 모습.
  문보경기자 okmun@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상 교육을 진행 중인 MDS아카데미는 다음 달부터 임베디드 리눅스 교육과정을 시작한다. 사진은 아카데미에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관련 수업을 듣고 있는 중소기업 출신 개발자들의 모습. 문보경기자 okmun@

 임베디드 리눅스 인력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에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업계가 인력 수급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TV에 이어 장비·가전·모바일 분야까지 리눅스가 대거 채택되면서 세트제조사는 물론이고 반도체나 솔루션 기업까지도 임베디드 리눅스 인력을 찾아 나섰다.

IBM이나 HP 등도 인력 공고 사이트에 임베디드 리눅스 인력을 채용하는 공고를 냈다. 이에 비해 국내 임베디드 리눅스 인력은 손에 꼽히는 수준이어서 기업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용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랜서의 박우진 사장은 “국내에서 실력 있는 임베디드 리눅스 인력은 고작 200명 수준”이라며 “일본에서도 임베디드 리눅스 인력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국내 수요가 너무 많아 일본까지 보내줄 여력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트·솔루션·반도체업체 관심 급증=삼성이나 LG와 같은 세트업체들이 임베디드SW는 리눅스로 활용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TV는 이미 90% 이상 리눅스가 석권했으며, 와이브로 장비도 모든 분야에 리눅스가 들어갔다. 게다가 삼성과 LG는 휴대폰 분야에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만 3개 이상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임베디드 리눅스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내비게이션에도 리눅스 OS를 채택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임베디드 리눅스가 이처럼 각광받는 이유는 소스코드가 공개돼, 각 제품에 맞게 수정하기 쉽고 제조 원가를 낮추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디지털TV 등을 중심으로 임베디드 리눅스가 검증되면서 다른 산업으로도 빠르게 확산된 것도 하나의 이유다.

◇개발자, 저작권 전문가 찾아라=임베디드 리눅스 분야가 관심을 끌면서 임베디드 리눅스 인력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전문기업이나 교육기관이 많지 않아 기업들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바일용 임베디드 리눅스 전문 회사인 미지리서치는 최근 10여명의 개발자를 채용했지만 전문가를 찾기보다는 초보를 뽑아 교육을 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서영진 미지리서치 사장은 “최근 대기업에서 많이 뽑아가기도 했고 경력자를 찾기는 힘들어 신입을 뽑아 교육을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흥미를 얼마나 갖는지를 중심으로 보고 있으며 개발자커뮤니티 활동을 한 사람을 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뿐 아니라 저작권 전문가도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의 한 수요층이다. 임베디드 리눅스가 확산되면서 저작권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임베디드 리눅스 소스코드를 몰래 차용했다가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는 일이 있어 이의 대비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곽민철 인프라웨어 부사장은 “모바일 분야가 대부분 오픈 소스화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에 맞춰 오픈소스 관련 전담조직을 만들 계획”이라며 “그러나 저작권을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8월부터 임베디드 리눅스 전문 교육사업을 시작하는 MDS테크놀로지의 배도연 팀장은 “임베디드 리눅스 엔지니어가 시장에서 고갈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집중적인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며 그중 핵심으로 임베디드 저작권 관련 교육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 활동이 대안=임베디드 리눅스 인력 수급 불균형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커뮤니티 활동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실질적인 개발활동에 뛰어들면서 개발 능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광제 한국리눅스파운데이션 대표는 “국내에서는 실제 개발에 뛰어드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조차 많지 않다”며 “원래 리눅스 개발자들은 커뮤니티에서 개발활동을 하는 사람들인만큼 제대로 된 사용을 위해서도 커뮤니티 개발활동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