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외국인 지분율 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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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의 외국인 비중이 6월 이후 급격히 줄었을 뿐 아니라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전자신문이 주요 IT기업의 외국인 지분율 추이를 조사한 결과, 올 들어 6월 이후 외국인들의 매도가 집중하며 이들 기업의 외국인 비중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은 올 초 47%에 달했다. 이는 5월까지 비슷한 추세를 이어오다 6월 들어 갑작스럽게 3%포인트가 넘게 감소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6월 70만원대를 고점으로 점차 하락세를 띠면서 최근 5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하락을 부추긴 셈이다.

 LG전자도 외국인 비중이 올 초 27.28%에서 6월 2일엔 27.78%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9일 기준으로 외국인 비중은 22.79%로 5%포인트 넘게 줄었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6월 2일 14만3000원을 고점으로 외국인 비중이 줄면서 주가가 10만원선으로 하락했다.

 통신서비스 기업인 KT나 SK텔레콤,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 LCD 업체인 LG디스플레이 등도 6월 이후 외국인들의 주식 비중이 줄면서 주가도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필립스의 지분 매각까지 겹쳐 6.56%나 외국인 비중이 줄었다.

 이처럼 외국인이 IT기업 주식 비중을 줄인 것은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자금을 송환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들이 자금을 위기에 빠진 본국으로 송환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팔다 보니 시가총액 상위 IT주들이 대거 포함됐다”고 풀이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파산과 합병이 이어지며 현금 확보가 쉬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팔았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외국인의 보유 주식수는 13.38%에서 2.45%포인트가 줄었다.

 하지만 연말까지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강 연구원은 “금융위기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12월 결산을 앞두고 미국계 헤지펀드 등은 주식을 정리하는 사례도 있다”며 “연말까지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