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게임,신천지를 열다](3부)③­국방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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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지휘관과 참모들이 전투근무지원 워게임 모델을 이용해 실전과 유사한 전투상황을 조성, 실시간 전투근무지원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군 지휘관과 참모들이 전투근무지원 워게임 모델을 이용해 실전과 유사한 전투상황을 조성, 실시간 전투근무지원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전투’는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어떤 게임이든 대결구도를 갖게 마련이고, 대결은 곧 전투라는 형식을 빌린다. 물리적인 충돌은 물론이고 지적인 대결이나 심지어 퀘스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누군가와는 대결을 펼쳐야 한다. 경쟁을 벌이는 자체가 곧 전투다.

 게임의 이 같은 속성은 ‘군(軍)’의 생리와 딱 맞아떨어진다. 실전이냐 가상이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군에서 가장 먼저 기능성게임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 육군이 신병 모집과 훈련을 위해 개발한 ‘어메리카 아미’는 최초의 기능성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게임은 수년 전부터 상용화돼 민간에서도 즐기는 대중게임으로 자리를 잡았다. 실제로 군에서 사용하는 무기와 장비를 그대로 게임에 구현해 사실감을 준 것이 한번쯤 실전과 같은 전투를 경험해 보고자 하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를 모델로 민간에서 개발한 게임이 ‘레인보우6’나 ‘카운터 스트라이커’ ‘암드어썰트’ 등의 일인칭슈팅게임(FPS)으로 이미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 ‘워록’ 등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밀리터리 게임은 실제 군사 훈련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보헤미아사가 개발한 ‘VBS2’를 미해병과 호주군이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약 없는 훈련 가능=국방용 기능성게임의 가장 큰 효능은 실전에서나 가능한 모든 상황을 가상으로 체험하게 해 줌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사선을 넘나드는 전쟁 상황까지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 주변 환경은 물론이고 기후변화나 전투능력까지도 현실과 동일하게 설정할 수 있다. 이는 현실에서는 많은 제약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군사훈련을 마음껏 실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전에는 ATT나 RCT 등의 훈련을 하다 보면 실제 전투상황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곤 했어요. 방어 임무를 맡은 부대가 길을 막고 서 있으면 공격부대의 탱크가 지나가지 못했죠. 실제상황 같으면 모두 사살하거나 그대로 밀고 지나갔을 텐데 현실이니 그러지 못한 거예요. 이 때문에 지휘관 간의 다툼도 벌어졌죠. 하지만 워게임으로 가상훈련을 하면 이런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요. 이런 부분에서는 게임을 이용한 훈련이 실제 훈련보다 효과적일 때가 많아요.”

 육군본부 정책홍보실 김종엽 중령이 우리 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워게임’을 소개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다.

 공군에서는 오래전부터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전투기 조종사들을 교육해왔다. 초보 비행사나 훈련병에게는 실시할 수 없는 실전 비행 훈련을 게임을 통해 풀어낸 것이다. 이 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교육·훈련은 전투기 외에도 각종 전투용 중장비와 선박 등의 활용법은 물론이고 이의 정비나 수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특히 기능성게임의 활용은 숙련도 부족이나 비용 등의 문제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고도의 훈련까지도 별도의 비용 없이 마음껏 실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때문이다.

 ◇실감나는 체감형 게임이 필요해=하지만 현재 육군에서 활용하는 ‘워게임’은 지극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적어도 최근 유행하고 있는 3D게임들과 비교해서는 그렇다.

 물론 효과적인 면에서는 이 같은 부분이 큰 문제는 안 된다. 부대별 작전 지역과 전력 등을 현실 그대로 옮겨놓음으로써 실제 작전과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활용되는 모델이 많지 않은데다 이조차도 주로 지휘관이나 참모급의 장교용이라 아직은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육군에서 공식적으로 활용하는 워게임 모델은 총 3종에 불과하다. 사단 및 군단급 부대에서는 ‘창조21’과 ‘화랑21’ 모델을 이용하고 있고, 대대 및 연대급 부대에서는 ‘전투21’ 모델이 이용되는 정도다. 모두 부대 단위의 전술 훈련을 위한 게임이라 지휘관과 참모 등 장교들만 참여하는 훈련이 된다.

 이에 군 내부에서는 개인 병사들까지 참여해 실제 전투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밀리터리 게임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일부 부대에서는 외산게임의 오픈소스를 받아 그래픽만 바꿔 자체 전투훈련에 이용하기도 한다. 또 육군교육사령부에서는 호주 보헤미아사가 개발한 ‘VBS2’를 모델로 국내 실정에 맞는 한국형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 상태다.

 김순기기자 soon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