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고속전송로 논란` 일파만파

 구글의 일명 ‘고속전송로(fast lane)’ 개설을 둘러싼 논쟁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구글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이 ‘구글이 자사 콘텐츠용 고속 전송로를 내는 것은 망중립성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보도를 낸 것과 관련해 블로그를 통해 즉각 반박했다.<본지 12월 16일자 14면 참조>

그러나 다수 사용자들은 구글이 추진하는 ‘에지 캐싱(edge caching)’을 놓고 “망중립성을 깨고 구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수순”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구글, “망중립성, 위반 아니다”=16일 리차드 휘트 구글 통신·미디어위원회 고문 변호사는 구글 블로그를 통해 “구글의 서버를 ISP 설비 내에 두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망중립성을 위반하는 방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주요 망 사업자와 자사 콘텐츠 전송을 위한 고속 전송로를 개설하는 것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같은 내용은 구글이 망중립성의 대표적인 지지자인 점을 고려할 때 적지않은 파장을 예고했다.

구글의 반응에 대해 소비자 권리 옹호 단체인 ‘퍼블릭날리지(Public Knowledge)’의 지지 손 회장은 “보도에 언급된 ‘캐싱’ 기술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적용해온 일상적인 것”이라고 구글의 편을 들었다.

◇‘에지 캐싱’ 도마 위에=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로 촉발된 이번 논란은 ‘에지 캐싱’ 기술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번졌다. ‘에지 캐싱’이란 다수 네티즌이 접속한 인기있는 동영상을 보다 빠르게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기술로 네트워크 병목 현상을 최소화해준다.

구글측은 “아카마이나 라임라이트, 아마존 등이 로컬 캐싱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ISP들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의 일환으로 캐싱을 통상 적용한다”며 자사의 ‘오픈에지’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논쟁 가열=구글의 정당성 주장에 맞서 대다수 네티즌들은 ‘구글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예상했다.

와이어드닷컴 에피센터 블로그의 스캇 길버트슨은 “아카마이는 자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구글과는 입장 자체가 다르다”며 “자사 콘텐츠를 갖고 있는 구글이 (고속 전송로를 통해) 콘텐츠 접속 속도를 차별화할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기가OM’이라는 아이디의 또다른 블로거는 “구글의 에지캐싱은 구글의 온라인 사진 관리 사이트인 피카사나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르컷을 경쟁 사이트보다 빠르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