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毒을 藥으로 바꾸자](1)프롤로그-이제는 G러닝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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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毒을 藥으로 바꾸자](1)프롤로그-이제는 G러닝의 시대다

 지구상의 사무실이면 어디나 존재하는 ‘포스트잇’은 불량접착제가 만들어낸 상품이다. 1970년 3M의 연구원이었던 스펜서 실버는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실수로 접착력이 약한 접착제를 만들었다. 이 접착제를 또 다른 연구원인 아서 프라이가 책 표시 쪽지에 바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떼놓을 수 없는 메모지 포스트잇이다.

 포스트잇은 접착제로는 ‘0점’이지만 몇 번이고 자국 없이 떼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100점짜리 메모지다. 이처럼 약간의 관점만 달리하면 ‘문제아’를 ‘영웅’으로 만들 수 있는 사례는 많다. 온라인게임도 포스트잇을 이어 영웅이 될 수 있는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특유의 강한 몰입성을 갖고 있어 마녀 사냥의 대상이 돼 왔다. 게임은 청소년 보호의 대립어로 간주돼 왔으며, 게임중독의 원인 제공자로 비난과 지탄의 대상을 면치 못했다. 최근 이러한 상식을 뒤엎고 온라인게임의 몰입성을 교육과 결합시키려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게임 형태의 교육이 등장한 지는 이미 오래됐다. 그러나 교육게임은 게임의 재미 요소가 빠지면서 학생들이 외면했다. 이와 반대로 상업적 온라인게임은 재미와 비즈니스적 요소만을 추구해 교육적 효과를 얻기가 어려웠다. G러닝은 이런 온라인게임의 재미 요소와 교육적 효과의 결합을 시도하는 도구다.

 작년 10월 수원 청명고에서 시행된 G러닝 영어 수업은 교사들에게는 충격적이었다. 교사들이 먼저 놀란 것은 학생들의 집중력이었다. 학습 성취도가 약한 중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된 수업은 정규 수업의 두 배인 90분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친구와 잡담을 하거나 딴전을 피우지 않고 수업에 집중했다. 특히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어휘를 G러닝 안에서 외국인과 대화에 사용하면서 “외국인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겁내지 않고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두 번째로 놀란 사실은 학업성취도였다. G러닝 수업을 진행한 학생들은 교과서 반에 비해 어휘, 의사전달, 독해 등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였다. 그 효과는 한 달이 지난 중간고사 기간까지 이어져 중간고사 성적에서도 역시 차이를 보여주었다.

 단 2주에 걸친 G러닝 수업이 성적 차이를 낳았다. 분명 놀라운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학생들의 의욕부진이 아니고 학습 도구와 콘텐츠 구성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u러닝, e러닝 등 IT를 기반으로 한 많은 학습 도구가 존재했다. 이러한 학습 도구들이 얼마나 학습자의 열의와 관심을 이끌어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새로운 학습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G러닝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jhwi@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