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쌩쌩 돌아가는 풍력발전 산업

[글로벌 리포트] 쌩쌩 돌아가는 풍력발전 산업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미 풍력발전량 및 설비 전망

 지난 2월 16일 오바마 대통령은 덴버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서명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 온 것처럼 그린 에너지 관련 예산이 전체 경기부양책 규모의 약 10%(약 82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린 뉴딜’이라는 기대에 걸맞게 그린 에너지 관련 정부지출 규모는 약 620억달러로, 전체 지출의 20%, 감세 규모는 약 200억달러로 전체 감세규모의 약 10%에 달한다.

 ◇미 풍력발전, 세계 1위 등극=이에 따라 이곳 미국에서도 ‘그린 뉴딜’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재생에너지 중 시장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고 단기적으로도 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풍력발전 분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 풍력발전 산업은 지난해까지 누적기준 2만5170㎿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그 결과 이제는 독일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각종 자금 공급이 위축되고 부품 재고가 늘어나 관련 업계는 어려움에 빠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경기부양책은 다소 주춤하던 풍력발전 산업에 그야말로 ‘생명수’를 불어넣은 셈이다.

 이 법안에 따라 2012년까지 풍력발전의 생산세액 공제 기간이 2012년까지 연장됐다. 향후 2년 내에 풍력발전 시설에 투입된 투자비용에 30%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최근 신용경색 악화 여건을 감안, 세액 공제 대신 프로젝트 비용의 30%를 교부금(grant)으로 청구할 수도 있어 이곳 관련 업계는 희색이다.

 ◇우리 기업에도 호재=이 같은 미국의 풍력발전 관련 경기 부양책으로 한국의 기업들도 풍력부품을 최대 먹거리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내 풍력 부품업계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비록 2∼3㎿ 대용량 풍력터빈 기술은 글로벌 제조업체에 비해 미약하지만, 기능성 및 단조 부품제조 국내 기업은 GE·지멘스 등 세계 유수의 터빈 제조업체에 1차 공급업체로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풍력발전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연관 산업의 경쟁력도 높다. 최근 조선업계도 풍력발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단조품을 찍어내는 프레스 틀만 바꾸면 여러 종류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어 선박부품과 풍력발전 부품은 상호 변환이 용이하다.

 그동안 조선업 호황으로 증설된 설비를 활용해볼 만하다. 베어링 등 대형 중장비 부품 제조업체도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춰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현지 투자진출 노력 절실=풍력발전은 우리 기업이 ‘미국산 구매우선 조항(Buy American Provision)’을 우회할 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바이 아메리칸의 독소조항으로 대미수출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우리 철강업계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 없다.

 미국풍력발전협회(America Wind Energy Association) 관계자에 따르면, 풍력발전은 민간 프로젝트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산 우선구매 조항’이 외국기업에 큰 장애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국내 D사는 철강 후판 소재를 사용해 풍력발전 지지 타워를 제조해 이미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풍력 부품시장은 운송비 절감이 중요한 구매결정 요인이다. 금번 경기부양책으로 미국, 유럽 등 경쟁국 기업의 조기 설비투자 확대가 가속화되면 글로벌 기업의 아웃소싱에 의지했던 우리 기업의 입지가 줄어들 판국이다.

 2008년에만 8300㎿ 규모의 풍력 발전소가 건립됐고 55곳에 풍력관련 설비 공장이 신규로 건설되거나 확장됐지만 정작 한국 기업의 참여는 미미한 실정이다.

 미국 시장이 경쟁국 기업 주도로 재편되기 전에 공격적인 현지 마케팅과 투자진출을 병행하는 정부와 업계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카고(미국)=정종태 KOTRA 시카고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장 chung@kotr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