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바닥론이 대두한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경제가 최소한 단기 저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생산 감소세가 완화되면서 경기 급락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6일 ‘4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기에 대해 “내수와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생산 감소세가 완화되면서 경기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기로 진입한 지난해 4분기 이후 KDI가 긍정적인 견해를 월 보고서에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일 “올 들어 일부 지표를 중심으로 경기 흐름이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기획재정부의 경제동향보고서(그린북)와 일맥 상통한다. 한국경제가 단기 저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KDI는 2월 광공업생산이 전년동월대비 10.3% 감소해 전월의 -25.5%에 비해 낙폭이 둔화됐으며 서비스업생산지수도 0.1% 상승해 4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재고 순환은 생산 증가율의 하락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해 생산 및 재고의 조정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3월 국내 금융시장은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우려 완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국고채 수익률이 추경 편성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면서 시장금리는 하락했다고 전했다.
3월중 소비자 물가도 농축산물 가격의 급등에 기인해 전월대비 0.7%상승했으나 전년 동월대비로는 전월(4.1%)보다 낮은 3.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3월중 무역수지는 41억3000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외 경기침체 및 단가하락 영향으로 수입 감소세가 수출 감소세를 크게 상회하면서 흑자규모가 확대됐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세계경제는 주요 선진국의 내수 및 고용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개도국의 수출과 생산이 악화되는 등 세계경제의 하강세는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경기 바닥으로 결론내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침체의 골이 깊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저효과에 따른 지표상의 일시적 호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월 설비투자가 21.2%나 감소했고 소비의 원동력인 고용 시장도 여전히 얼어붙어 있으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미국 자동차업체 GM의 파산 가능성 등 대외 악재도 그대로여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