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새 수출전략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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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및 외환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이에 대비한 IT기업의 수출 중장기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해온 환율효과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 이후 30% 가량 상승해 지난해 저점 대비 40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에 접어들어 1600원대에 근접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던 3월 초반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은 혼란의 원인이었던 역외 투기세력이 물러나면서 안정기조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도 하향 안정세다. 지난해 10월 6.18%까지 상승했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는 현재 2% 중반대로 역대 최저치다. 9%에 육박하던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금리도 불과 5개월만에 6% 전후로 내려가고 발행금액도 3월에는 2000년 이후 최대인 13조3000억원에 달했다. 그만큼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졌다는 의미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은 70%가량 미국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큰 고비는 넘었다고 할 수 있다”며 “변수는 GM과 크라이슬러 문제지만 이미 방향이 정해졌고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라고 금융시장 안정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안정, 특히 환율의 하향 안정세는 국내 IT기업에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가 그나마 바닥을 치고 회복되는 기미를 보인 것은 고환율로 IT제품 수출이 양호했기 때문으로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 환율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환율하향추세에 대비한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하락하면 엔고를 겪으면서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인 일본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휴대폰과 TV 등은 마케팅효과가 높은 점을 감안해 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0년간의 원·달러 환율 평균이 11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수출기업들의 대외 경쟁력이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물가상승 압박이 적은 적정 환율 수준은 1200원대로 보고 있다.

 안순권 연구위원은 “올해 환율이 1200원대를 유지한다면 가격경쟁력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에는 1200원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대비한 R&D전략마련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