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컨트롤타워 `생색내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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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 보다 낮은 행정관급으로 검토

 IT컨트롤 타워 신설을 고민 중인 청와대가 직제 개편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비서관보다 낮은 행정관급 IT 전담관이나 행정관급 TF 조직 구성을 유력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IT산업계의 모처럼의 ‘소통’이 생색내기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졌다.

 27일 청와대 및 정부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IT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청와대 내 IT 전담관 적극 검토 지시에 따라 곧바로 국정기획수석 산하 방송통신비서관, 경제수석 산하 지식경제 비서관이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보직 및 정원 제한 등의 이유로 행정관급이나 행정관급 TF 조직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T기업과의 간담회 이후 나왔던 서면 브리핑에서도 비서관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청와대 직제상에 없는 IT 전담관이라는 용어를 쓴 것도 이를 감안한 것이다.

 청와대는 29일 개최하는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IT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이 청와대 내에 IT컨트롤 타워를 두겠다는 대통령 발언 취지에도 맞지 않고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22일 간담회에 참석한 한 IT업체 사장은 “그날 업계 건의는 현재 정부 및 청와대 내에 IT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어 IT산업 발전에 저해가 되고 있다는 얘기였다”며 “대통령도 그 취지를 충분히 이해했고 최소 비서관급 이상은 신설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이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언컨대 행정관급(국장 및 과장)으로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며 “대통령 발언 취지와도 어긋나는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정부 내부조차도 방통비서관, 지식경제비서관으로 양분된 IT정책을 행정관급 전담관으로 과연 조율이 가능하겠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IT컨트롤 타워가 수석급은 돼야 청와대 내는 물론이고 정부 부처 조율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도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등의 IT 관련 정책들이 타 부처 견제와 책임 회피 등으로 전체 그림을 못 그리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