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클라우드 컴퓨팅 필두 `가상화의 진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금융위기로 인한 미국 SMB 기업의 2009년 IT 투자 변화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는 2009년 기업들의 IT 투자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IDC에서는 미국 금융위기가 SMB 기업의 IT 투자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 내 1000개 SMB 기업을 대상으로 IT 투자 태도 변화에 관해 조사했다. 조사 기업의 70∼80%가 계획했던 IT 투자를 축소하거나 아예 연기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기업의 중장기적 비전을 고려한 전략적 투자보다 즉각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단기 프로젝트에 투자를 더 집중하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미국에만 해당되지 않으며 전 세계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IDC에서도 국내 SMB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 IT 투자 계획을 조사, 발표한 바 있는데 회사 규모나 업종에 관계 없이 많은 기업들이 전년 대비 IT 투자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며,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예상 투자 감소폭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2009년 IT 시장 전망을 어둡게 했다.

 경제침체는 SMB 기업들로 하여금 신규 IT 인프라 투자를 최소화하고 기존 IT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 생산성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겨줬다.

 사내에 IT 인프라를 보유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호스팅 서비스를 통해 가상 인프라를 이용하는 방식으로의 시장변화는 적은 비용으로 자사의 IT 자원을 고도화하려는 SMB기업들에게 꽤 매력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최근 다양한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이 제안되고 있고 일부는 초기부터 SMB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그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몇 가지 기술-데스크톱 가상화, SaaS, 클라우드 컴퓨팅-의 특징과 장단점을 검토해 보고 이러한 기술들이 SMB 기업들에게 정말 적절한 선택인지를 살펴보자.

 

 # 데스크톱 가상화, 초기 도입 비용이 시장확대의 걸림돌

 데스크톱 가상화는 2008년 IT 관련 분야에서 가장 유행했던 개념 중 하나였다. VM웨어와 시트릭스 등 메이저 벤더에서 제품을 출시하면서 조명받았다. 데스크톱 가상화는 과거처럼 개별 유저가 직접 PC를 보유하지 않고 씬 클라이언트 같은 단말기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내 물리적 서버에 만들어진 가상의 PC에 접속, 실제 PC처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가상의 PC는 이용자가 로그온할 때마다 이용자 수에 맞춰 이미지를 전송해 주고 모든 데이터는 중앙에서 축적, 관리되기 때문에 보안과 관리 용이성이 최대 장점으로 지적돼 왔다.

 만약 완벽하게 설치, 관리될 수 있다면 데스크톱 가상화는 현재 이용 가능한 IT 인프라 중에서 가장 진화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별 PC를 일일이 업그레이드하는 수고 없이 항상 최신의 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업무 생산성이 향상될 뿐 아니라 불안정성, 복잡한 애플리케이션 테스팅 문제 등 전통적 컴퓨팅 방식에서 제기되던 문제점을 극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톱 가상화는 현 경제상황에서 SMB 기업이 도입하기에 적절한 모델이라고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 가장 큰 문제는 도입에 따른 투자 대비 효과(ROI)의 검증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데스크톱 가상화를 위해서는 신규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씬 클라이언트 등에 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며, 더불어 새로운 솔루션을 디자인하고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프로페셔널 서비스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의 비용 절감이 최대 화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열악한 SMB 기업이 초기 투자비를 감수하고서라도 도입할 만큼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에서도 아직까지는 닷컴업체처럼 정보보안을 중요시 하고 IT 전문인력을 충분히 보유한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면 도입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 SaaS, 비용절감 효과와 한계점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인터넷으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의 CRM 제품이 유명세를 타면서 SaaS 모델에 대한 관심과 도입도 급속히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라이센스 모델이 패키지 형태로 공급하는데 반해 단지 웹에 접속하는 것 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세일즈포스닷컴의 CRM 솔루션은 고객 관리 툴로써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aaS 모델은 기존 IT 인프라와 통합하거나 별도의 커스터마이징 과정이 필요 없이 신속하게 도입, 사용할 수 있고 추가적인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필요없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기존 IT 인프라 공간이 필요없으며 온디맨드 방식으로 이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운영면에서나 비용절감 측면에서 SMB 기업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Saas 모델은 단점이 없을까? 데이터 보안이나 서비스 안정성이 아직 미흡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들은 일단 차치하더라도 기존 IT 인프라나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SaaS는 애플리케이션의 도입과 배치가 쉽고 기존 IT 인프라와 특별히 통합할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이것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가령 SaaS 방식으로 CRM을 도입한 후 ERM이나 SCM 등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사전에 각 애플리케이션 통합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데이터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도입의 신속성과 편리성이라는 SaaS 모델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과 통합할 필요가 없는 일부 환경에서만 적용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특이점이 ERM, CRM, SCM, BI, HR 등의 모듈을 일괄 제공하는 통합된 SaaS를 개발하려는 소프트웨어 벤더들에게 오히려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 상황이다.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로 인해 아직 SaaS 모델을 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용도에서 활용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며, 단시일 내에 기존 소프트웨어 방식을 대체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단적으로 말해 구글 닥스가 가까운 미래에 SMB 비즈니스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전면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 클라우드 컴퓨팅, SMB기업이 검토해야 할 대안

 최근 IT 업계에서 회자되는 많은 이슈 중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단연 최고의 관심사다. 이미 많은 글로벌 ICT 업체들이 클라우드라는 시류에 편승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가 필요할 때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컴퓨팅 파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해주는 모든 IT 환경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SaaS가 그 대표적인 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네트워크 고도화와 가상화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에 가상화의 새로운 진화로 대표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앞서 살펴본 2가지 컴퓨팅 신기술보다 SMB 기업에게 더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으로 본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스크톱 가상화처럼 초기 투자비가 들어가거나 운용 기술인력 보유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기업은 원할 때 언제든 가상의 데스크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즉, 클라우드 컴퓨팅은 업무 환경을 가상화된 대형 서버에 저장하고 PC나 휴대 단말을 통해 원격으로 원하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면에서 데스크톱 가상화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필요할 때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에서 SaaS의 장점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현 경제상황에서 가장 큰 이점은 사내에 IT 인프라를 보유하는 것보다 확실히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가상화된 인프라 서비스로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더욱 매력적인 제안이 되기 위해서는 유저별로, 월별로 부과하는 종량제 방식 같은 간단한 과금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앞서 살펴본 다른 기술보다 SMB 기업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서도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IT 자원을 모두 제3자에게 맡김으로써 IT 인프라와 운영능력이 더 이상 기업의 자산으로 축적되지 않는다는 문제, 보안에 대한 불안감, 심지어 최근에는 일부 연구기관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비용절감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황기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SMB 기업들에게 다양한 영역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충분히 검토해 볼 가치가 있는 기술로 그 영향력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3가지 기술은 경제 불황기에 비용절감과 자원의 효율적 관리라는 시대적 요구를 고려한 최적의 솔루션으로 반드시 검토해 보아야 할 기술이다. 그러나 논의의 중심에 있다고 해서 모든 개념이 SMB 기업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SMB는 대기업과 구별되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기술 인력이 부족하며, 규모가 작다는 SMB 기업의 기본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방법론의 제시는 SMB 기업에 큰 관심을 끌기 어렵다. 또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의 단순 스케일 다운으로 SMB 기업 고객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은 안일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 규모나 업종을 고려해 보다 커스터마이징되고, 지급 가능한 가격과 도입 후 운영의 편리성까지 고려한 제품과 서비스만이 경제 불황기 SMB 기업들에 진정한 SMB용 솔루션으로서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현정 한국IDC 컨설팅그룹 선임연구원 jha@id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