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전쟁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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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동차업계에 친(親) 환경차 개발.판매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가장 먼저 이 분야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는 벌써 하이브리드 차량이 베스트셀링 카의 반열에 올랐고, 한국과 미국, 유럽의 완성차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 앞다퉈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GM과 크라이슬러의 몰락에 따른 자동차업계의 구도는 가까운 미래에 친환경차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밑그림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왜 친환경차인가=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친환경차 개발경쟁이 가열된 배경에 ▲고유가 ▲각국의 연비규제 강화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도요타와 혼다의 경쟁에 따른 다른 업체의 위기감 고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중국 등 신흥시장 국가들의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작년 말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를 돌파했고 연말에는 80달러에 달하는 등 고유가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체들은 이런 상황에서 고연비 소형차와 친환경차 개발에 매달리게 됐다는 것. 여기에 미국이 2016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ℓ당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배기가스 배출량을 지금보다 3분의 1가량 줄이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하는 등 각국이 연비 규제를 크게 강화하는 동시에 친환경차에 대한 각종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내달 1일부터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차에 최대 310만원의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것도 그런 지적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또 일본 도요타와 혼다가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인 프리우스와 인사이트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친환경차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혼다는 지난 2월 배기량 1천300㏄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인사이트를 도요타의 2세대 프리우스보다 20%가량 싼 189만엔(2천400만원)에 출시, 지난 4월 하이브리드 차로서는 처음으로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도요타도 이에 맞서 지난달 3세대 프리우스(1천800㏄)를 기존 모델보다 28만엔 저렴한 205만엔(2천600만원)에 출시해 인사이트를 제치고 판매 대수 1위에 올랐다.

◇친환경차에 미래를 건다=하이브리드카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자 업체들은 발 빠르게 친환경 모델을 늘리고 있다.

혼다는 가장 잘 팔리는 차종 중 하나인 소형차 ’피트’(Fit)의 하이브리드판을 애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내년 가을에 출시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올해 안에 4개 하이브리드 차종을 추가로 투입하는데 여기엔 새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렉서스 브랜드 ’HS250h’와 도요타 브랜드 ’SA1’이 포함됐다. 닛산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카 기술을 고급 차종인 ’후가’에 적용, 내년 중 미국과 일본에서 시판할 예정이고, 미쓰비시는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i-MiEV를 오는 7월 예정대로 출시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중국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한 BYD와 전략적으로 제휴했고, 다임러는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지분을 10% 매입했다. GM은 파산보호 신청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를 2010년 예정대로 출시해 친환경차 경쟁 대열에 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전기차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구조조정안에 담았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내달 중 출시하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에 대한 사전계약을 개시했고, 기아차는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8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현대기아차 모델은 국내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최상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유가로 친환경차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지금은 하이브리드카 양산 경쟁과 전기차 개발 경쟁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