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중독 민관 협력 반갑다

 “이런 경험이 있습니까. 시간이 나면 운동을 하거나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앞으로 간다.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에 연결되면 긴장감이 해소되고 무엇인가 안도감이 생긴다. 일단 인터넷에 접속하면 스스로 끊고 나오기 힘들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렇다면 당신은 100% 인터넷 중독입니다.”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걸작 가운데 하나라는 인터넷이 오히려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어른부터 청소년, 심지어 어린이까지 인터넷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해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재엽 교수 연구팀이 서울·경기도 23개 중·고등학교 학생 1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터넷 게임 중독 실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67%는 인터넷 게임 중독 위험에 놓여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가족부가 16일 발표한 아동청소년 인터넷 중독 예방 및 해소 대책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복지부는 아동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인터넷·게임 사용(1일 3시간 이상)에 소요되는 직접비용은 연간 3000억∼6000억원 수준, 간접비인 중독에 따른 기회비용 손실액은 연간 5000억∼1조6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학습 부진과 생산성 저하 등을 종합하면 연간 사회적 손실비용이 최대 2조2000억원이라고 한다. 이 액수는 16개 조선·건설업체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권 손실과 같은 규모다.

 의학적으로 중독이라고 하면 금단현상이나 내성을 동반해 끊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아동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은 단순히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다. 복지부의 인터넷 중독 예방 대책이 발표된 이날 게임업계도 게임이용 제한 시스템과 게임 과몰입 방지를 결의한 그린게임 캠페인 발대식을 가졌다. 모처럼 정부와 민간기업의 인터넷 중독 예방 합동작전이 실효가 있기를 기대한다.